- 일제의 수탈·근대화 흔적 등
- 역사적 가치 스토리자원으로
- 전국 최고 테마파크 탈바꿈
- 길이 41m 무게 800㎏ 달하는
- '반지의 제왕'팀 제작 모형 용
- 지하암반수 아쿠아월드 인기
- 작년 유료 관광객 142만 명
- 관광수입·일자리 창출 효자
죽은 공간인 폐광산이 테마와 체험, 역사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의 광명동굴(옛 시흥광산)이 그 무대다. 40년간 폐광으로 버려져 있던 이곳은 전국 최고 수준의 동굴테마파크이자 광명의 대표적 문화관광 명소로 탈바꿈해 있다. 역발상을 통해 폐광의 스토리 자원을 콘텐츠로 엮어낸 것이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 덕에 관광수입과 일자리 창출의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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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안의 용 모형물.
영화 '반지의 제왕'팀이
만든 것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
지난 연말 찾은 광명동굴은 평일 오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았다. 동굴 밖에서는 평범해 보이지만, 구불구불하게 2㎞가량 이어진 내부를 둘러보니 '별천지'에 온 느낌이 들었다. 이색적인 볼거리와 여러 체험 및 문화예술공연 시설, 이야기거리 등이 한데 어우려져 있어서다. 단순한 동굴이 아니라 감동과 재미, 신비감, 그리고 문화예술의 정취가 흐르는 지하공간이었다.
광명동굴은 일제 강점기 징용·수탈의 현장이자 해방 후 근대산업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이 같은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지역의 새로운 발전동력으로 재창조해 냈다. 그런 노력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광명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명동굴의 유료 관광객 수는 외국인 4만50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42만 명에 이른다. 유료화로 재개장한 2015년 4월부터 계산하면 234만 명이고, 총누적 입장객은 332만 명이라고 광명시는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세외수입 84억여 원, 일자리 415개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탐방팀을 안내한 이곳 문화관광해설사는 "여름철 많을 때는 하루에 단체를 비롯해 2만5000여 명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뛰어난 접근성도 큰 요소로 작용한다. KTX 광명역 앞 버스정류소에서 17번 시내버스를 타면, 종점인 이곳에 10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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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시 가학산 자락에 있는
광명동굴 입구. |
광명동굴이 광산으로 개발된 것은 1912년이었다. 일제는 이곳에서 금·은·동과 아연 등을 채굴해 수탈해갔다. 광복 후에는 수도권의 최대 금속광산으로 경제발전의 견인차 기능을 했다. 그러다 홍수에 의한 환경오염과 보상문제 등으로 1972년 문을 닫았다. 1912년부터 1954년까지 수백 ㎏, 1955년부터 폐광될 때까지 52㎏의 황금이 이곳에서 채굴됐다는 기록을 볼 때 지금도 많은 양의 황금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이후 이곳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단지 냄새가 진동하는 새우젓 저장소로 이용될뿐이었다. 이에 광명시는 2010년 이 동굴이 가진 스토리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역사를 쓰기로 했다. 그리고 2011년 초 광명동굴과 인근 토지를 매입해 전문가들과 동굴탐사에 나섰다. 이어 동굴에 들어찬 물을 퍼내고 갱도를 정리해 그해 8월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그 이후에도 각종 시설을 갖춰 나갔다.
이 동굴은 금속 채굴을 위해 총 7.8㎞의 갱도가 파헤쳐지면서 연면적이 34만2797㎡에 이르지만, 현재는 2㎞ 정도만 일반에 개방돼 있다.
■내부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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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의 와인 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와인동굴. |
이곳의 주요 콘셉트는 빛과 황금이다. 어두운 동굴의 특성과 금광 이야기를 연계한 것으로, 광명(光明)의 한자 이름과도 관련이 있다. 여기에 맞춰 동굴에 다양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꾸몄다. 황홀한 빛 작품들로 이뤄진 '빛의 공간', 자신과 가족의 소망글을 황금패에 적어 걸어두는 '소망의 벽', 동굴요정 '아이샤'가 품고 있는 금괴를 만지고 주문을 외면 행운이 온다는 '황금궁전', 지하수가 쏟아지는 황금폭포 등등. '소망의 벽'에는 그동안 방문객들이 만든 수만 개의 패가 여러 벽면에 주렁주렁 걸려 있어 마치 예술작품을 연상케 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부귀영화의 상징인 황금과 관련된 소재를 많이 개발했는데,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또 지하암반수를 이용해 국내 최초로 동굴아쿠아월드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는 1급수에서만 사는 토종 민물고기를 비롯해 세계의 다양한 물고기가 전시돼 있다. 지하암반수를 시음할 수 있는 '광부샘물', 동굴식물원도 눈길을 끈다. 판타지관에 있는 '신비의 용, 동굴의 제왕'은 최대 볼거리다. 이것은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팀(뉴질랜드 웨타워크숍)이 만든 국내 최대 모형 용으로 길이가 41m, 무게는 80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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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아쿠아월드의 물고기. |
동굴예술의전당도 조성돼 있다. 350개 좌석이 갖춰진 이곳에서는 음악회, 패션쇼, 토크쇼, 레이저 퍼포먼스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라스코동굴벽화 국제순회전' 등이 열렸고, 지금은 '미디어 아트로 보는 세계명화전'이 진행 중이다.
'근대역사관'도 빼놓을 수 없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광명동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형상화한 공간이다. 광물채굴 과정을 전시하고, 역사적 증언을 토대로 만든 광산모형 디오라마를 관람할 수 있다. 고된 삶을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다. 여기를 지나면 와인동굴이 나온다. 194m인 이곳에는 우리나라의 웬만한 와인제품이 다 있다. 연중 12도의 온도로 와인을 보관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덕분이다. 이곳에선 전국 35개 와이너리의 151종 와인이 판매되고 있다. 와인이 하나도 나지 않는 광명이 국산 와인의 메카로 자부하는 이유다.
광명시는 "올해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들을 신설하고 체험놀이터, 쉼터, 힐링공간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료관광객 150만 명, 세외수입 120억 원, 일자리 400개 이상을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