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반기상 씨와 그 아들 반주현(반 총장 조카) 씨가 뇌물 혐의로 뉴욕 경찰에 붙잡혀 기소된 소식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입했을 가능성과 관련한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근 방영된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따르면 해당 사태는 이른바 '정관계 로비 리스트'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남기업의 성완종 전 회장과 관련돼있다.

2011년 2년 만에 워크아웃에서 벗어난 경남기업은 베트남 하노이에 '랜드마크72'라는 건물을 올렸다.

72층 복합빌딩 1개 동과 48층 주상복합 2개 동 등 총 3개 동으로 이뤄진 랜드마크72는 총 사업비가 10억5000만 달러에 달한 건물이었다.

하지만 경남기업은 2013년 다시 한 차례 워크아웃을 겪으며 이 건물 매각을 결심한다.

여기서 반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 씨가 등장한다.

랜드마크72는 워낙 큰 규모의 건물이다보니 쉽게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부동산 관련 외국계 회사인 '콜리어스' 소속 반주현 씨가 건물을 팔아주겠다며 성 전 회장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2015년 1월에 경남기업으로부터 일을 따낸 반주현 씨는 불과 2개월 만인 그해 3월 카타르 투자청이 해당 건물을 매입하겠다는 의향서를 성 전 회장에게 전달한다.

'앓던 이'가 빠진 듯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소식을 알렸는데, 그 직후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일어난다.

당시에도 대형호재 뒤 갑작스레 전해진 성 전 회장 자살 소식을 두고 여러 의혹이 불거졌다.

경남기업은 2015년 5월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그런데 법원채권단은 성 전 회장의 발표와 달리 랜드마크72가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알고보니 반주현 씨가 카타르 투자청의 매입의향서를 위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경남기업은 이미 반주현 씨에게 대가로 수억 원을 지급한 상황.

반주현 씨가 경남기업에 사기를 친 상황인데, 파파이스에 따르면 반주현 씨의 아버지이자 반 전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 씨가 경남기업의 고문이었다는 점은 의문을 증폭시킨다.

아들이 대형 부동산 매각을 빌미로 아버지의 회사인 경남기업을 상대로 사기를 친 셈이다.

지난해 9월 내려진 판결에서 법원은 반주현 씨의 위조를 인정하며 59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반 전 총장과의 연결고리를 의심케하는 대목도 있다.

반주현 씨가 속했던 콜리어스는 반 전 총장이 근무한 유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회사로 유엔은 콜리어스의 갑의 위치에 서있었다.

그런데 경남기업 사건과 똑같은 수법으로 10여 차례의 사기 경력이 있는 반주현 씨가 반 전 총장이 근무하는 유엔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유력 외국계 회사에 입사한 것이다.

파파이스는 "이 입사 건은 실제로 유엔 내부에서도 논란이 됐었다"고 전했다.

외국계 회사인 데다 부동산에 관련된 곳인 만큼 인력 채용 때 전과 등에 민감한데, 전과가 있는 반주현 씨가 해당 회사에 입사한 것은 석연찮다는 것이었다.

반 전 총장은 이 건과 관련해 분명히 선을 긋는 듯한 모습이지만, 조카 반주현 씨와 그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는 보도도 이뤄진 바 있다.

파파이스는 "선데이 저널은 반주현 씨가 재혼하려 할 때 반 전 총장이 결혼식 장소와 주례 등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다녀 구설수에 오른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귀국을 불과 하루 앞두고 터진 최측근 악재는 반 전 총장의 대권 행보에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사진=반기문, jtbc 캡쳐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