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묻어버려·세무조사…대표 협박"
- 검찰 '게이트 관계도' 등 공개

'청와대 게이트'에 등장하는 인물들 간 관계와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의 지분 강탈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증언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문화계의 황태자' 차은택(48) 씨의 2차 공판에는 컴투게더 임원 주모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주 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 씨를 정점으로 차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함께 '포레카 강탈 게이트'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컴투게더) 한모 대표가 녹음파일이 담긴 USB를 하나 주면서 '본인 신상에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쓰일지 모르겠다'면서 잘 보관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 씨는 포레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부터 지분 양도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 씨는 녹취록에서 송 전 원장이 '형을 묻어버리라고 했다고 한다. 말을 안 들으면 세무조사까지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했다.

주 씨는 "차 씨가 송 전 원장을 콘텐츠진흥원장으로 임명하고 장관이나 수석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할 정도로 힘을 가진 사람으로 알고 있어 배후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녹음에서 송 전 원장이 어르신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기억한다"며 "당시엔 차 씨를 얘기하는 줄 알았는데 각종 보도를 보면서 그게 최순실 씨나 대통령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주 씨가 피해 상황을 정리해 작성했다는 이른바 '포레카 게이트 관계도'와 '포레카 게이트 타임 테이블'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광고사 강탈을 시도한 주요 인물로 VIP(박 대통령)와 최 씨가 맨 위에 있다. 그 밑으로 각각 안 전 수석과 차 씨가 표시돼 있다. 검찰과 주 씨는 직접 관계가 있는 인물들은 실선, 관계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으면 점선으로 등장인물들을 연결했다. 최 씨-박 대통령과 차 씨-안 전 수석은 점선으로,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 사이는 실선으로 연결돼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