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여행 후 고열이 발생해 부산지역 병원을 찾은 177명 중 4명이 뎅기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년간 지카바이러스와 뎅기열, 치쿤구니아열 등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 의심 사례 177건을 정밀검사한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보건연구원은 부산으로 유입된 지카바이러스 의심환자 161명과 치쿤구니아열 의심환자 2명의 혈액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검사(RTPCR)를 벌인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뎅기열 의심환자 14명 중에서 4명이 양성으로 판정됐다.

필리핀과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진 뎅기열은 2000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뒤 국내에서 32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부산에서 23명의 환자가 나왔다.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이는 16명이었으나 부산에서는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 세 가지 감염병은 흰줄숲모기와 이집트숲모기 등에 물려 감염되며 잠복기가 최대 2주일 정도다. 발열과 두통, 오한,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감염병에 대한 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동남아 등 아열대 지역을 여행할 때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건연구원 박동주 연구원은 "겨울방학을 맞아 해외여행을 할 때는 모기기피제를 사용해야 하고, 긴소매 옷과 긴바지 등을 입어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행 후 14일 안에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