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5명과 3시간 동안 모여
- 시사 정리·자소서 첨삭 등 할애
- 모의면접은 촬영 후 모니터링도
- 청년 실업률 8.2% 13년래 최고
- 지방 출신·금전적 문제 등 토로
"기자로서 당신의 약점은 뭡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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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부경대의 한 강의실에서 김진룡(오른쪽) 기자가 취업준비생들과 함께 모의면접을 보고 있다. |
지난 3일 부경대의 한 강의실. 모의면접을 위해 모인 취업준비생 5명이 기자를 쉴 새 없이 몰아붙였다. 생각지 못한 질문에 "네?"라는 도돌이표 답변만 나왔다. "국제신문 입사 전 몇 번이나 떨어졌어요?" 이건 자신있게 대답했다. "100번." "왜 떨어졌는지 이유를 아세요?" "네?"
미리 준비한 50여 개의 예상 질문은 별 소용이 없었다. '다시 입사 면접 보면 붙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5일 한 제약회사의 최종면접을 앞둔 권준형(30) 씨가 느끼는 압박감은 더 컸다. 그도 이날 모의면접에서 꼬리를 무는 압박 질문에 바짝 마른 입술만 깨물었다. 연신 "다시 할게요"라며 식은땀을 흘리던 그는 "이대로 가면 100% 탈락할 것 같다"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취업준비생들은 요즘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이 밉다. 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된 대기업들이 올해 채용 일정을 미루거나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권 씨는 "어수선한 정국이 상반기 채용 때까지 이어질까봐 걱정이다. 불황도 장기화되는데…"라고 한탄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11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은 8.2%를 기록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보면 2003년 11월(8.2%)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지난해 1~11월까지 청년 실업률은 평균 9.9%였다.
권 씨를 제외한 4명의 취업준비생은 "부산에 사는 20대 여성이라 더 서럽다"고 입을 모았다. 강지수(여·26) 씨는 "여자는 확실히 취업에 불리하다. 지난해 한 은행에 합격한 60명 중 10명만 여자였다. 면접 때 '여자인데 잘할 수 있겠어요'와 같은 성차별적 질문을 받으면 억장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조보아(여·26) 씨는 "한 시간짜리 필기시험을 위해 서울에 가려면 KTX·숙박·밥값을 포함해 20만 원 정도가 든다. 부모님께 눈치가 보인다"고 한숨 쉬었다.
20대 여성 실업률은 지난해 11월 기준 7.3%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년 11월 대비 1.0%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11월 20대 여성 실업률(6.8%)이나 2008∼2009년 금융위기(6%)보다 더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면접스터디는 간단한 시사 이슈 정리와 자기소개서 첨삭·압박면접 순으로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점심시간을 넘겼는데도 배고프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밥보다 취업이 우선이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