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암은 암자 순례길에 포함돼 있지만 워낙 다양한 볼거리를 갖고 있어 따로 방문해도 좋은 곳이다. 자장암은 통도사 창건주인 자장율사가 수도하던 곳이다. 우선 관음전 옆에 약 4m 높이의 마애불이 있다. 법당 뒤쪽 암벽엔 오랜 세월을 버틴 노거수 여러 그루가 우뚝 서 웅장함을 자랑한다. 앞쪽 계곡은 통도 팔경 중 하나인 자장동천이다. 화강암 너럭바위 위로 청아한 계곡물이 푸르름을 자랑하는 듯 눈이 부시게 맑다. 이 계곡 위로 소나무 군락이 있어 마치 신선 세계에 온 듯한 아찔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금와보살 전설로 유명한 자장암 입구의 백팔번뇌를 잊게 하는 명칭의 계단.

자장암 하면 금와공을 빼놓을 수 없다. 암자 뒤편의 커다란 암벽에 뚫려있는 구멍인데, 자장율사가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 그 속에 몸은 청색이고 입은 금색인 금개구리를 살게 했다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 그 개구리가 바로 금와보살이다. 간절하면 모습을 나타낸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봤다는 참배객도 많다. 취재진도 이날 행여 금개구리를 볼 수 있을까 현장에 가보았지만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간절함이 부족했다고 마음을 달랬지만 서운함은 감출 수 없었다.

자장암 입구에 있는 '백팔번뇌를 잊게 하는 아름다운 계단'이라는 긴 명칭의 계단도 볼거리다. 이 계단은 성곽처럼 높은 돌 축대를 따라 지그재그 형태로 나 있다. 원형의 돌문을 비롯해 정갈하게 조성한 계단이 만든 이의 정성을 느끼게 한다. 계단을 오르며 간절하게 기원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래서 연인이나 부부, 입시생 자녀를 둔 학부모 등이 이곳을 찾아 소원을 비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사찰 위치도 산 중턱의 수려한 산세를 낀 곳에 있어 가족 단위로 찾기 좋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