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행량 늘수록 절감액 증가
- 요금 인상폭도 900원 줄여

'세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받아 온 경남 창원시 마창대교 민간투자사업의 협약 조건이 변경된다. 이에 따라 경남도와 민간사업자는 통행료 수입을 나눠 갖게 돼 도는 최소 1702억 원의 재정을 절감하게 됐다. 도는 2008년 6월 준공된 마창대교 운영사업자(맥쿼리인프라투융자 등)와 협의해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조건을 변경하는 재구조화에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재구조화 합의로 하루 추정 통행량에 미치지 못해 발생하는 차액분을 지자체가 보전해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이 사용료 분할관리 방식으로 전환된다.

사용료 분할관리는 수익형 민간투자방식(BTO)을 유지하면서 실시협약 상 기준의 전체 통행요금 수입을 도가 31.56%, 사업시행자가 68.44%씩 나눠 관리하는 방식이다. 하루 평균 교통량이 기존 실시협약 통행량의 99.1%를 초과할 경우 통행요금 수입은 도와 사업시행자가 50%씩 배분한다. 이에 따라 통행량이 늘어날수록 재정 절감액은 더 늘어난다. 이 같은 재구조화로 기존 협약에서 협약 기간인 2038년까지 도가 떠안아야 했던 2189억 원의 재정부담이 487억 원으로 줄어들어 1702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MRG 방식에서는 도가 마창대교 민간사업자에게 2038년까지 추정 통행료 수입의 80%(2010년 11월 75.78%로 변경)에 미달하면 차액을 보전해 줬다. 또 해마다 물가상승률만큼 올려야 하는 통행료 인상분도 도가 사업자에게 보전해 줘야 한다. 이 때문에 도는 지난 8년간 800여억 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해 왔다. 도는 이런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마창대교 운영사업자와 협의를 벌이고, 마창대교 운영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고 관리운영권을 회수하는 '공익처분'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하기도 했다.

통행료 인상도 900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재구조화 합의로 현행 2500원(소형차 기준)인 통행료는 앞으로 8년마다 500원만 인상하도록 조정해 2038년까지 최대 3500원까지 인상하도록 변경됐다. 기존 협약에서는 해마다 물가상승률(2.0% 가정)을 반영해야 했으므로 통행료는 최대 4400원까지 인상할 수 있다. 도는 전체 이용자 총편익이 최소 2107억 원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민간사업자가 공익에 반해 과도한 수익을 추구할 경우 실시협약을 해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정순백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