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관의 정문 왼쪽에 작은 오르막길이 보인다. 목재 덱으로 된 계단과 길을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면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나온다. 청운공원에 포함된 이곳 언덕에 서면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로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면 멀리 남산타워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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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문학관 뒤쪽에 조성돼 있는 '시인의 언덕'. |
언덕에는 커다른 소나무가 우뚝 서 있다. 140년도 더 된 소나무라고 하니, 어쩌면 윤동주 시인이 이 나무 아래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 보며 상념과 시심에 잠겼을지 모른다. 나무 아래에 그의 시비(詩碑)가 서 있다. 바위에 새겨진 시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서시(序詩)'다. 언덕 아래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은 정자가 길손을 반긴다. 이름은 그의 시 이름을 딴 서시정(序詩 亭).
해가 진 저녁시간 이 언덕에 앉아 있으면, 윤동주가 1941년 11월 쓴 시 '별 헤는 밤'이 저절로 떠오를 듯하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기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언덕의 초입 근처에는 조선시대 축조된 한양도성의 4소문(小門) 중 하나인 창의문(彰義門)이 있다. 시인의 언덕은 길게 이어진 그 성곽을 끼고 있는 모습이다. 또 인근에는 한옥으로 지어진 청운문학도서관이 있다. 2014년 11월 개관한 최초의 한옥 공공도서관이다.
수도가압장과 함께 버려진 땅이었던 이곳은 윤동주의 이야기가 입혀지면서 시인의 언덕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청년 윤동주의 향기가 배어 있는 이 일대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문학벨트이자 소공원, 인왕산 자락길의 출발지로 자림매김해 있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