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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역사적 비극 망각한 행정…부산 동구청장 형사고발 하겠다"

소녀상 압류 파문

  • 국제신문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6-12-29 22:14:2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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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고장 없이 강제압류·불법점유"
- 추진위·공무원노조 항의 방문
- 구청 측 "31일까지 못 줘" 버텨
- 보관 장소 함구·과태료 부과 거부

지난 28일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됐다가 부산 동구청에 의해 철거된 소녀상 반환을 놓고 29일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시민사회는 "역사의식 없는 행정이다. 당장 소녀상을 돌려주지 않으면 박삼석 동구청장을 형사고발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부 관계자들이 29일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한 동구청을 항의 방문해 소녀상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동구청에서 담당 공무원들과 만나 소녀상 반환을 요구했다. 앞서 동구는 28일 오후 4시께 20여 명을 투입해 추진위가 일본영사관 앞 인도에 내려놓은 소녀상을 도로법상 무단적치물로 보고 강제압류했다.

행정대집행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행정대집행을 하기 전에 상당한 계고기간을 주고 문서로 통보하는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동구는 목적 달성이 곤란할 경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을 수 있다는 도로법 제74조(행정대집행 적용 특례)를 근거로 소녀상을 철거했다.

   
한 여학생이 29일 오후 일본영사관 앞에서 부산 동구청이 전날 철거해 압류한 '평화의 소녀상' 반환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부 최현호 사무처장은 이날 "행정대집행을 하기 전에 문서 계고장을 보내야 한다. 소녀상이 도로의 통행과 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았는데도 무리해서 철거했기 때문에 도로법 제74조 적용 역시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구 정한춘 안전도시국장은 "지난 3월부터 소녀상을 설치하면 불법조형물로 간주해 철거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에 계고장을 보낼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동구가 압수한 소녀상을 계속 보관할 수 있느냐도 쟁점이었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 제37조(적치물 관리)와 제75조(적치물 보관 및 처리)에 따르면 노상 적치물을 압수했을 경우 소유자에게 보관 사실·장소를 알리고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적치물 소유자가 과태료를 내면 동구가 적치물을 보관할 근거가 없어진다.

추진위도 이날 "즉시 과태료를 낼 테니 소녀상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동구는 "31일까지 못 돌려준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 국장은 "소녀상을 지금 돌려주면 31일 재설치할 가능성이 높다"며 과태료 부과를 거부했다. 법을 위반하더라도 당분간을 소녀상을 갖고 있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동구는 소녀상에 부과될 과태료(약 40만 원)까지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호 사무처장은 "노상 적치된 포장마차도 과태료를 내면 바로 돌려준다"며 "동구청이 소녀상 보관장소를 알려주지 않고 과태료 영수증도 발부하지 않은 채 소녀상을 불법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는 동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부산겨레하나 김유란 미디어부장은 "동구가 자신들이 유리할 땐 법을 내세우고 불리할 땐 법을 무시하는 처사를 그대로 보고 있을 수 없다"며 "스스로 법을 거부하는 박삼석 동구청장을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박 청장은 서울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국위원회에 참석해서 자리를 비웠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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