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현장 갈등·혼란 부추겨"

국정 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교육부 발표에 시·도 교육감들이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내년 1월 중순부터 역사교과서 사용을 원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아 2017학년도에 국정 교과서 사용을 희망하는 모든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학교로 지정되면 국정화 교과서를 주교재로 사용하고 학교당 1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또 교사 승진 심사에서도 가산점 1점을 부여받는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국정교과서 사용을 유도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부산 광주 강원도 등 대다수 교육감은 "국정교과서 사용의 발판을 만들어주는 연구학교 지정에 협조 및 대행업무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 측은 "기존 연구학교 지정은 교육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먼저 공문을 내리면 교육청이 각 학교에 지정 안내를 한다. 이번에는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학교는 각 학교의 운영위원회 논의를 거쳐 학교장이 신청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정교과서 사용에 반대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 등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이날 교육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적용 방침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1년 유예가 아닌 영구 폐기를 요구했다. 역사교사들은 "교육부가 시행을 1년 유예한다면서 뒤로는 승진 가산점과 예산까지 주면서 국정교과서를 보급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연구학교로 지정해 국정 역사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한 것은 현장 갈등 및 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홍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