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팀도 합세 31일 후원공연
부산 인디 음악인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인디밴드 '세이수미(Say Sue Me)'의 멤버 강세민(37·드러머) 씨를 돕기 위해 뭉쳤다. 세이수미는 강 씨가 평소 그렸던 일러스트를 모아 크라우드 펀딩을 하고, 동료 인디 뮤지션들은 합동으로 후원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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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수미의 멤버들. 오른쪽 첫번째가 강세민 씨. |
세이수미는 드러머 강 씨와 기타 김병규(31), 보컬 최수미(28), 베이스 하재영(31) 씨가 2012년 결성한 부산의 인디 록밴드다. 바다, 맥주, 친구를 떠올리게 하는 '서프(surf)록' 음악으로 인기를 얻어 부산록페스티벌, EBS 스페이스 공감 등에 출연하며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영국의 한 레이블(기획사)의 제안으로 해외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투어할 예정이다.
비극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지난 7월 강 씨가 넘어지면서 두개골이 파열돼 세미코마(반혼수) 상태에 빠진 것이다. 멤버들은 치료가 잘 될 것이라 믿고 기다렸지만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자, 그의 회복을 기원하고 도울 방법을 고민했다. 평소 강 씨가 즐겨 그리던 그림을 모아 일러스트북, 엽서, 배지, 티셔츠, 가방을 만들고 이를 후원자에게 선물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기획한 것이다. 이 선물에는 2집에 수록될 신곡 'But I Like You'와 리메이크한 'Michelle Marie'를 내려받는 쿠폰도 포함된다.
강 씨는 음악을 '즐길 줄 아는' 낙천적인 음악인이었다. 동료 김병규 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음악을 함께 했는데 항상 재치있고 엉뚱했다. 형은 우리 팀의 대들보였다"고 말했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tumblbug.com/semin)는 지난 12일 인터넷 개통을 했는데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훌쩍 초과해 23일 현재 1300만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것이 목표여서 SNS와 음악 관련 사이트에 계속 알리고 있다.
또 평소 공연하던 클럽인 썸데이, 베이스먼트, 광안HQ, 바이널언더그라운드 등의 지원을 받고 후원 공연 '일어나 강세민'도 연다. 여기에는 부산의 동료 인디 뮤지션들이 합세한다.
시작은 오는 31일 오후 8시 부산대 인근 썸데이다. 강 씨가 병행하던 듀엣 밴드 '바비돌스'의 동료 케이시가 드럼을 대신한다. 사이드카, 젠틀 퍼커스, 스톤드, 3볼트, 김태춘, 지니어스가 공연한다. 내년 2월에는 서울에서도 공연한다.
강 씨는 지난해 7월 본지 인터뷰에서 세이수미의 최종 목표를 '현상 유지'라고 답했다. 너무 치열하게 분투하기보다 즐겁게 연주하고 행복하게 지내겠다는 뜻이었다. 세이수미 구성원들은 그의 바람을 잘 간직할 작정이다. 김병규 씨는 "바쁘고 팍팍한 가운데서도 흔쾌히 합동 후원 공연과 모급에 동참해준 동료 음악인과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