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시설공단이 토지 보상절차 등을 생략한 채 부산~마산 복선전철 터널공사를 강행하다가 제동이 걸렸다. 주민들이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부산지법 민사14부(박종훈 수석부장판사)는 부산진구 개금동 신개금LG아파트 입주민 8명이 부산~마산 복선전철 개화터널 공사를 중단해달라며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민간투자시설 사업자 S사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아파트 215동과 216동 지하를 지나는 115m 구간 공사를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개화터널은 신개금LG아파트 1개 동은 15, 다른 1개 동은 18m 떨어진 지하를 지나는 터널이다. 2014년 6월 착공했다. 전체 2510세대인 이 아파트 1691세대가 공사 영향권에 들어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터널 공사 착공 전 주민들에게 공사 내용과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을 고지하고 토지 수용 보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8월에서야 아파트 토지 일부가 수용된다는 서면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런 공사로 소음 진동 등 불안에 떨었던 주민들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S사 등에 공사 중단을 요구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철도시설공단과 S사 등은 '사전 보상원칙 예외'에 해당하는 주민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며 "아파트 지하 부분 공사가 거의 완료돼 중사를 중지해도 큰 피해가 없으므로 주민들이 공사 중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아파트 주민 최정봉 씨는 "국책 사업을 주민에게 설명도하지 않고 진행해 그동안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며 "법원 결정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철도시설공단은 이에 대해 "민간사업자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S사는 "오늘 결정이 나 아직 대응 방향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