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제 개편 등 개혁과제 선정
-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해야"

부산 지식인 1100여 명이 촛불집회를 구체제 붕괴의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인 '새로운 대한민국 선언'을 채택했다.

21일 부산 부산진구 소민아트센터에서 '촛불탄핵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은 어떻게 가능한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촉구 시국선언에 동참했던 '부산 교수·연구자 시국회의'는 21일 부산진구 소민아트센터에서 '촛불 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은 어떻게 가능한가' 토론회를 열고 '앙시앵레짐의 마지막 저항을 넘어서'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앙시앵레짐은 프랑스혁명 때 절대왕정체제를 가리킨다.

시국회의는 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조사는 촛불 혁명의 성취지만 재벌과 검찰, 보수언론, 새누리로 이어지는 기득권의 조직적 저항이 결코 녹록지 않다"며 "이들 카르텔의 강고한 저항을 뚫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울 때까지 촛불 혁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반칙과 특권으로 점철된 근현대사의 핵심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저항은 적폐 전체의 저항이므로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언에 앞서 시국회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정치 경제 교육 언론 문화·예술 분야 등에서 개혁 과제를 선정했다. 정치 개혁 과제 발표에 나선 부산대 진시원 교수는 시민주권의 일상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당 득표율과 의석률이 일치하도록 선거제도를 개편할 것을 제안했다. 또 "대통령 중임제나 내각제 개편 논의는 정치 엘리트의 권력 나눠 먹기에 불과하다"며 "국가기관의 권력분립 강화, 복지권 등 시민의 사회권 강화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차정인 교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지방검사장 직선제를 통해 사법정의 실현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개혁 과제를 발표한 영산대학교 한성안 교수는 "진보정당의 경제정책조차도 공리주의와 성장 우선주의로 기울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정의와 분배를 우선하는 경제 민주화 달성을 위해 진보정당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경대 남송우 교수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가를 통치자의 사유물로 간주하는 곳에서나 있는 것"이라며 "이를 도입하는 것은 유신 회귀나 마찬가지이므로 오직 폐기만이 답이다"고 강조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