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야기 공작소-낙동강 하구 스토리 여행 <5> 하구걷기와 생태투어- 문화생태 탐방로에서 확인하는 하구의 속살

걸으면 보이고 보면 좋고 좋아하면 행복해지고…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12-18 19:00:44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세계적 철새도래지 을숙도
- 막개발·복원·추억·상처 현장
- 에코센터 생태교육 의미 남달라

- 맥도공원 메타세쿼이아길 운치
- 버들길 갈대·억새 군무에 취하고
- 삼락공원 인간친화 시설 정겨움
- 사라진 구포나루 옛생각에 잠겨

- 걷기 부담되면 에코버스도 제격
- 사상역~아미산 전망대 운행

"걷기는 가장 훌륭한 약이다." 의성(醫聖)으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 케고르는 "나는 걷는 동안 가장 좋은 생각들을 떠올렸다"고 했고, 독일 철학자인 니체는 "걷지 않고 떠오르는 생각은 믿지 말라"고 했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고 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약이라도 맛있는 음식에 못 미치고, 맛있는 음식도 걷기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낙동강 하구에 걸을 수 있는 생태길이 조성돼 있다는 것은 부산 사람들에게 축복이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행운이다. 사진은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길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 박수정 사진작가
낙동강 하구를 이해하고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도 걷기다. 걸으면 보이고, 보면 좋아하게 되고, 좋아하면 행복해진다. 낙동강 하구에 걸을 수 있는 생태길이 나 있다는 것은 부산 사람들의 복이자,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행운이다.


#생태통로에 대한 상념

2012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을숙도 에코센터~을숙도 문화회관~맥도생태공원~낙동대교~삼락강변공원~구포역~구포나루까지 이어지는 문화생태탐방로를 개설했다. 총 길이는 22㎞, 도보로 약 6시간이 소요된다. 이른바 '낙동강 하구 생태길'이다. 포장된 도심길과 달리 흙길이 많다. (사)걷고싶은부산의 조사에 따르면 이 생태길은 수변 흙길(13㎞) 59%, 둔치길(5㎞) 23%, 인도(4㎞) 18%로 구성되어 있다. 낙동강 하구의 자연과 역사, 인간, 문화를 함께 맛보고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출발지는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앞이다. 거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완주를 할려면 아침밥을 단단히 먹고 점심은 싸들고 시작하는 게 좋다. 출발점인 을숙도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자연생태의 보고(寶庫)다. 에코센터는 을숙도 개발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어진 생태교육시설이다. 인간의 무분별한 막개발과 복원, 추억과 상처를 동시에 느끼고 성찰할 수 있는 곳이다.

낙동강 하구 생태길은 '인공 생태통로'를 통해 을숙도 하단부와 상단부가 이어진다. 지금까지 을숙도 상·하단부는 하굿둑 횡단도로에 의해 단절되다시피 했는데, 생태통로가 생긴 덕분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 생태통로는 길이 50m, 너비 23m의 아치형으로, 통로 중간에 방음벽이 설치돼 동물 길과 인도가 구분돼 있다. 걷다 보면 인간과 동물의 공생·공존이 어떤 의미인지 실감하게 된다.

부산시 자료에 따르면 을숙도 상·하단부에는 고라니 수달 살모사 거북 두더지 족제비 멧돼지 살쾡이 등 동물 28종 56개체가 서식하고 있다. 제2 낙동강 하굿둑 공사 초기에는 공사 구간에서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차에 치여 죽은 채로 발견된 적도 있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긴 생태계 단절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도로에서 비명횡사(로드킬)하거나 근친번식 하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생태통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을숙도 생태통로는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위에 아치형으로 만든 시설이 30도가 넘는 급경사여서 야생동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단체가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이 생태통로를 하루 종일 모니터링해 본 결과 이용 동물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야간에 고라니 한 마리만 생태통로 입구에서 서성거리다 가파른 경사도에 위협을 느껴 이용을 포기한 광경도 포착됐다. 야생동물의 입장에서 보지 않고 인간 위주로 시설을 만들었기 때문에 빚어진 촌극이다.


#맥도-삼락 돌아 구포로

낙동강 하구의 자연과 역사, 인간,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보행로.
을숙도에서 제2 하굿둑 시설을 지나 명지IC에서 김해공항 쪽으로 쭉 뻗은 강둑길을 올라서면 생태길에 본격적으로 접어든다. 길 가운데에 우레탄이 깔린 강둑길은 벚나무들의 호위 속에 7㎞가량 곧게 뻗어 있다. 직선길이라는 단조로움이 있지만, 강둑이 주는 상승감이 짜릿하다. 맥도생태공원에 이르면 공원 내 둔치길을 따라 걷는 재미가 있다. 대저어촌계의 선착장 쪽으로 들어가면 4대강 사업 때 조성한 수생식물원과 탐방 덱, 연꽃습지, 생태학습원 등을 구경할 수 있다. 강둑길 아래에 조성된 메타세쿼이아 길도 제법 운치가 있다. 습지 중간에 조성된 '낙동강 버들길'(폭 2m, 길이 6.5㎞)은 걷는 길로 매력 만점이다. 온전한 흙길에다 연도에 갈대와 억새가 군무를 펼친다. 4대강 사업으로 농경지가 사라진 것이 아쉽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멋진 생태길이라 할만하다. 보행용 덱이 설치돼 있는 연꽃단지 역시 볼거리다. 이곳의 가시연꽃 군락지는 낙동강의 선물이다. 7~8월에 꽃이 피면 맥도생태공원 전체가 연꽃향에 빠져든다.

맥도생태공원 끝자락에서 낙동대교를 이용해 도강(渡江)한다. 고속도로에 인도가 설치돼 있는 것이 이채롭다. 낙동대교 중간쯤에서 하구를 바라보면 절대적 풍광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낙동강이 한민족의 장강(長江)임을 실감한다.

을숙도의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다리를 건너면 삼락생태공원이다. 규모가 자그마치 472만 ㎡(약 140만 평)에 이른다. 자연습지와 잔디밭, 체육시설, 오토 캠핑장, 산책로 등이 어우러져 있어 걷고 놀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삼락생태공원 내에는 아기자기한 오솔길이 조성돼 있어 사색을 하거나 가족 또는 친구끼리 걷기에 아주 좋다.

생태길은 삼락수관교를 거쳐 구포 제방길을 따라 구포역, 구포(감동진)나루까지 이어진다. 과거 낙동강 하류 최대의 나루로 통했던 구포나루는 2005년 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이 들어서면서 그 원형이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생태길이 활성화되면 사라진 구포나루가 어떤 형태로든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낙동강 하구 생태길은 역동적인 생태자원과 더불어 도도하게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여유로움과 명상에 잠길 수 있는 길이다. 안내체계와 지도, 체험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면 국내 최고의 강변 명품길이 될 수도 있다.


#낙동강 에코버스 투어

에코버스 정류소. 이 버스를 타면 서부산권 낙동강 역사와 자연, 환경 등을 살필 수 있다.
걷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 버스를 타고 낙동강 하구를 돌아볼 수도 있다. 부산시가 2016년 여름부터 운행하고 있는 '낙동강 에코버스'를 타면 서부산권 낙동강의 역사와 자연, 환경 등을 두루 살필 수 있다. 25인승 에코버스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이자 부산-김해 경전철 종착역인 사상역에서 출발한다. 이 버스는 구포역, 구포시장, 도시철도 덕천역 등을 지난다. 역을 이용하는 손님들과 지역 주민들의 탑승을 유도하기 위한 코스라고 한다. 버스 내에는 여행코스를 안내하는 커다란 모니터가 켜져 있다. 구포시장에 도착할 무렵 버스기사가 해설을 시작한다.

"구포는 원래 이름이 '감동진'이었습니다. 진은 나루터를 뜻하죠. 인근 지역의 쌀과 각종 농수산물이 이곳에 모여 서울로 옮겨졌다고 하죠. 구포나루는 한때 낙동강 3대 나루 중 하나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그 덕에 시장도 발달했죠. 구포시장은 그 역사가 400년이 넘는다고 합니다…."

20여분 뒤 버스는 '부산어촌민속관'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낙동강을 터전으로 살았던 강변 사람들의 생활 풍습과 지역 특유의 문화, 강에서 잡히는 다양한 수산물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버스는 화명생태공원을 지나 삼락생태공원을 향한다. 이곳에서는 계절별로 유채꽃, 벚꽃, 해바라기, 연꽃 등을 구경할 수 있고, 여름철에는 수상레포츠타운에서 카누, 카약 등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어 버스는 낙동강하구 에코센터로 간다. 버스가 가는 곳마다 현지의 문화관광해설사들이 정성껏 설명을 해준다. 마치 맞춤형 해설을 듣는 식이다. 에코센터 인근에 버스정류장이 하나 있지만, 에코센터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에코버스'가 유일하다. 버스는 다대포를 향한다. 사하구 다대포에는 해수욕장과 노을정 2개 정류장이 있다. 두 곳 중 어느 곳에 내려도 무방하다. 노을정에서는 갯벌체험 도구를 무료로 빌려주므로 가족과 함께 갯벌체험의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다.

마지막 코스는 아미산 전망대다. 전망대에 오르면 누구나 탄성을 내지른다. 전망대 내부에는 망원경이 있어 하구 삼각주에 서식하는 철새 구경은 물론 멀리 가덕도 해안까지 살필 수 있다.

에코버스는 사상역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40분 간격으로 출발하며, 구포역, 덕천역 등을 거쳐 화명생태공원, 삼락생태공원, 을숙도생태공원, 다대포를 돌아 다시 사상역으로 돌아온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내렸다가 다음에 오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서부산 생태관광을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다. 요금은 성인 7000원, 학생 5000원이다. 세부 노선도, 정류장, 인근 관광지 등 기타 자세한 사항은 민간사업자인 (주)태영버스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에코버스는 생태길 걷기의 보완 상품이다. 걷기와 병행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생태길과 에코버스가 낙동강 하구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박창희 스토리랩 '수작' 대표

공동기획: 부산광역시 낙동강 관리본부,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국제신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시사난장] 풀숲에 버려진 ‘영도다리의 뼈’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7. 7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8. 8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9. 9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10. 10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속보] 장동혁 “투표지 육안으로도 많은 문제…특검, 진실 밝혀야”
  5. 5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6. 6李 대통령 지지율 1%p 하락 39%…민주 국힘 경합
  7. 7[속보]한동훈, "李 정권 막는 명분 같이라면 '훈훈연대' 힘을 모을 것"
  8. 8靑 “DMZ 지뢰폭발 사건 북한의 사과와 조치 요구”
  9. 9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10. 10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5. 5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6. 6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한화오션까지 동참… '조선사 빅3' 공동납품 체계 완성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3. 3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4. 4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5. 5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6. 6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7. 7착취 당한 男 장애인 구조해도…부산엔 임시거처조차 없다
  8. 8국회 복지위 ‘침례병원 정상화’ 정부 결단 촉구
  9. 9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0. 10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1. 1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2. 2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7. 7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한부모 가장 장애자녀 셋 돌봄…낡고 좁은 집 ‘위태’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