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화 값 3분의 2 수준으로 하락
- 매출액 반토막난 동네 꽃집도

- 공공기관에 탁자마다 꽃 장식 등
- 창원, 꽃집 살리기 캠페인 나서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국화 등 화훼의 출하량이 줄었는데도 도매가가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으로 뚝 떨어져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에서 4500여 ㎡ 규모로 국화를 재배 중인 변태안(62) 씨는 본격 출하 시기인 요즘 어깨 힘이 빠진다. 주위 농가들이 잇따라 국화 재배를 줄이면서 출하량이 지난해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데도 가격이 도통 오를 줄 모른다. 변 씨는 "지난해 이 시기에 국화 1단(20송이)의 평균 판매가가 8000∼9000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지난해의 3분의 2 정도인 5500∼6500원"이라며 "재배 및 출하량이 감소했는데도 소비가 확 줄면서 가격도 덩달아 내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동네 꽃집의 매출액은 절반가량이나 줄었다. 창원시 성산구 S꽃집은 "인사철 승진 및 축하 화분에다 학부모들이 학급회의 등 일이 있을 때마다 꽃을 구매했으나 부정청탁방지법 시행 후 판매액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판매량이 늘어날 기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꽃집은 부정청탁방지법이 시행(지난 9월 28일)되기 전 월매출액이 700만 원 가량 됐으나 지난달에는 350만 원으로 격감했다.

부산경남화훼농협공판장에서 거래되는 화훼 역시 가격이 뚝 떨어졌다. 공판장에 따르면 하루 평균 출하량이 3만~4만5000단(국화와 카네이션은 1단 20송이, 다른 꽃은 10송이)이던 것이 최근 2만5000∼3만5000단에 그치고 있다. 화훼 가격도 장미 1단에 평균 6000원에서 4000원, 국화 역시 5200원에서 4500원, 거베라는 5000원에서 2500원으로 하락했다. 공판장의 한 경매사는 "국화와 거베라는 근조 및 축화 화환에 사용되지만 화환 소비가 급감하면서 가격도 급락했다"며 "난 화분은 아예 시세가 형성되지 않아 출하 및 판매가 거의 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부정청탁방지법 시행 이후 이처럼 화훼업계가 어려움을 겪자 경남 창원시가 꽃집 돕기에 나섰다. 시는 화훼업계와 동네 꽃집 살리기 일환으로 '1 Table 1 Flower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시는 시청과 구청, 읍면동 등 공공기관의 민원실 내 응접용 탁자마다 꽃 장식을 해 민원실 환경을 바꾸고 화훼 소비도 꾀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 내 꽃집 303개와 분기별로 계약해 작은 도움이라도 줄 방침"이라며 "시설관리공단 등 시 산하 기관과 유관단체, 지역 기업체에도 이 캠페인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수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