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주, 의뢰인에 410개 되팔아
- 1억4000만 원 부당이득 챙겨
- 부산경찰청, 조직 4명 구속
- 구청·통신사직원 17명 적발

일선 구청·동 주민센터 공무원 등과 짜고 개인정보를 유출한 불법 흥신소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특히 이들에게 개인정보를 건넨 공무원들은 건당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고 타인의 정보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팔아넘겨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 의뢰 금액을 담은 문자메시지.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구청·동 주민센터 공무원 등을 통해 불법으로 알아낸 개인정보를 의뢰자에게 팔아넘긴 혐의(개인정보보호법과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불법 흥신소 대표 진모(46) 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또 구청·동 주민센터 공무원, 사회복무 요원, 통신사 직원 등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에게 타인의 개인정보를 의뢰한 29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진 씨 등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부산 서울 등 전국 8개 지역에 점조직을 두고 불법 흥신소를 운영하며 410차례에 걸쳐 불법으로 알아낸 개인정보를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1억4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 공무원, 통신사 직원 등에게 건당 20만~40만 원을 주고 주민등록번호나 가족관계, 전화번호, 주소, 차량번호, 부동산 보유 현황, 출입국 기록 등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의뢰자에게 넘긴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들은 주로 인터넷 홈페이지나 각종 광고지 등에 '각종 조회, 증거수집, 소재파악' 제목으로 광고를 게재했고, 이를 보고 찾아온 의뢰자들과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대포폰 모바일 메신저로 정보를 주고받았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고자 대포통장을 이용하고, 거래한 개인정보는 즉시 폐기했다. 주말에는 휴대전화를 켜지 않거나 사무실에서 의뢰자를 만나지 않는 등의 업무 수칙까지 만들었다.

진 씨 등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한 의뢰자는 거래처를 빼앗으려고 경쟁업체 정보가 필요한 자영업자나 사건해결을 위해 타인의 사생활 조사를 부탁한 변호사 사무소 사무장, 남편의 불륜을 의심한 주부, 회사원, 공인중개사 등 다양했다. 경찰은 사회복무 요원에게 주민등록등본 등 개인정보 조회 업무를 떠넘긴 관련 공무원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입건할 예정이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