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인 노인 등 사례관리 첫시도
- 결핵병원 전체 전담간호사 배치

부산시가 '결핵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산복도로 거주 노인과 노숙인을 집중 관리하는 정책을 도입한다.

22일 부산시는 '2016 결핵사업 평가대회'를 열고 주요 결핵관리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부산역을 비롯해 노숙인 밀집지역이나 저소득층이 많이 사는 산복도로의 노인가구를 중심으로 결핵 감염 경로를 집중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 많은 인구가 이동하는 곳이나 건강 취약지역에서 결핵균이 쉽게 전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핵 관리 전담간호사도 부산의 모든 결핵 치료병원에 배치한다. 현재 부산에는 20여 곳의 대형·종합병원에서 결핵 환자를 치료하고 있지만 전담 간호사가 있는 곳은 절반에 불과하다. 전담 간호사가 없으면 환자가 결핵약을 꾸준히 복용하는지를 제대로 추적할 수 없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전담 간호사가 있는 병원의 결핵환자 치료 실패율은 5.7%였지만 전담 간호사가 없는 곳은 8.06%로 더 높았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부산은 결핵 신환자 발생률이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특·광역시 1위다. 지난해 부산의 결핵 신환자 수는 10만 명당 68.6명이었다. 대구가 61.4명으로 뒤를 이었고 서울(60.7명) 인천(57.0명) 순이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산의 결핵 발병률이 왜 높은지'에 대한 원인 규명이 안 된다는 점이다. 학계에서는 6·25전쟁 당시 결핵균 보유자들이 대거 피란을 왔기 때문이라거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인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결핵 정책 역시 감염경로 추적보다 병원을 찾는 환자 치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부산시 손현진 감염병관리본부장은 "최근에는 노인층뿐 아니라 10대~30대에도 결핵 신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건강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감염 경로를 파악하면 결핵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