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자금 규모 커질수록
- 금품로비 가능성 높아져
- 장부 존재여부도 초관심
- 최순실 개입 의혹 넘어
- 또다른 현역의원 유착설
검찰의 '엘시티 수사'가 이영복(66·구속) 회장이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비자금의 행방에 모아지고 있다. 정·관계를 상대로 특혜를 받기 위해 로비를 했다면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검찰 주변에선 '이영복 리스트'가 떠돌고 있다. 지난 10일 밤 체포된 이 회장이 "A기관 고위인사 2~3명의 이름을 흘렸다"는 설이 흘러나오자 해당 기관 인사들이 진위를 파악하느라 호들갑을 떤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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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백억 원대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엘시티'의 실질적인 사업자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12일 부산지검에서 나와 구치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있다. 부산지법 김현석 판사는 이날 "피의 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이 회장의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임경호 프리랜서 |
■리스트에 떨고있는 지역사회
검찰은 이 회장의 구속영장에 비자금 조성 규모를 560억 원가량으로 적시했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이 회장의 혐의는 체포영장 내용과 유사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록 비자금 규모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이 회장의 비자금 조성 규모가 커질수록 지역사회의 긴장감은 더해진다. 비자금의 용처, 즉 비자금이 정·관계 등 사회 각층의 금품 로비에 사용됐을 것이라는 일반적 관측 때문이다. 이 회장의 씀씀이와 로비력은 '단위가 틀리다'는 말과 함께 지역 사회에서 기정사실처럼 알려졌다.
지난 7월 검찰이 엘시티 시행사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를 시작하자 이 회장의 금품로비 의혹을 둘러싼 리스트 존재 여부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정·관계는 물론 지역사회 곳곳이 이 회장의 로비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비롯됐다.
특히 치밀하고 철저한 이 회장이 검찰 수사 등을 대비하기 위해 '보험용 로비 장부'를 갖고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 장부에는 이 회장과 친분이 두텁고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는 물론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의 명단이 들어있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당초 사건을 맡았던 부산지검 동부지청이 이 회장을 지명수배하고도 수개월째 검거하지 못하자 지역사회에서는 "'이영복 리스트'에 검찰 고위직 등 법조계 인사들이 등장해서 수사가 안 된다"는 낭설이 제법 설득력 있게 흘러나왔다.
■또 다른 정권실세 유착설도
법조계의 한 인사는 "과거 이 회장이 검찰 간부들과의 친분을 자주 과시했다"며 "'검찰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소문이 부산을 넘어 서울까지 퍼졌다"고 전했다. 반면 '이영복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로비 장부의 유무 등은 확인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60·구속) 씨와 계원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 씨가 엘시티 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검찰 수사에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이 최 씨를 통해 부산·경남 이외의 '실세' 현역 의원에게 엘시티 사업과 관련한 모종의 청탁을 한 이후 사업이 궤도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확산되고 있다. 이 회장은 또 전직 국회의원 출신인 여권 실세에게 엘시티 수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여기에 시공사를 못 구해 애를 태우던 엘시티가 국내 굴지 건설사인 포스코건설의 책임준공 계약을 이끌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16개 금융기관에서 2조 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게 된 과정에도 정권 실세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