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표면적 수사와 달리
- "상당한 증거확보" 자신감
- 굴지의 특수통 검사 지휘
- 前 정권 겨냥 하명수사설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빌딩 '엘시티(LCT)' 사업을 주도한 이영복(66) 회장이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이 회장이 구속된 것은 다대·만덕 택지개발 사건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검찰은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 엘시티 로비의혹 수사를 하고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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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복 씨가 회장인 청안건설 본사가 있는 해운대 오션타워. 국제신문DB |
■두 번의 '증거 불충분'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2010년 "엘시티 민간사업자가 정치·행정·언론·검찰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당시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2011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2012년에는 엘시티 사업과 연관된 내부고발이 접수됐다. 당시에도 부산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수사가 진행됐으나 역시 무혐의 결정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부산지검이 시민단체의 의뢰로 '엘시티 사건'을 수사했다가 불과 몇 달 만에 무혐의로 결론 내린 배경이 석연치 않다"면서 "이제 와서 또 수사에 나선 배경은 무엇이냐"고 따졌다.
검찰은 "풍문이나 억측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수사를 했다"는 입장이다. 달리 해석하면 특별수사부를 꾸려 이 회장을 구속할 만큼 상당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에서 이번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초기에 엘시티 수사를 맡았던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는 5개월 이상 이 회장이 소유한 청안건설과 엘시티에 관계된 법인의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과 착공이 변수였나
앞서 검찰이 두 차례 무혐의 처분했을 때는 인허가를 비롯해 행정절차가 진행되던 시기다. 지금은 포스코건설이 '책임 준공'을 약속하며 공사를 진행 중이다. 펜트하우스를 포함한 아파트는 분양까지 마쳤다. 과거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 것이다. 지역 건설사의 한 임원은 "돈이 돌지 않으면 수사를 해도 별로 나올 게 없다"면서 "현재는 융통되는 자금 단위가 한층 커졌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시행사의 자금 흐름도 검찰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다 금융권의 천문학적인 자금 대출과 포스코건설 참여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이 검찰 수사를 견인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포스코가 시공사로 선정된 배경에는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씨의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온다.
지역 법조계의 한 인사는 "엘시티는 전국에서도 손꼽힐 초대형 사업이다. 인허가 때부터 온갖 '설'이 난무했던 터라 언젠가는 검찰의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다들 생각했다"고 전했다.
■특수통 지휘●하명수사 논란
엘시티 수사를 맡은 부산지검 임관혁 특별수사부장은 검찰 최정예 수사팀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 2부장을 역임하고 올해 초 부산지검에 부임했다. 수사를 지휘하는 윤대진 2차장검사도 대검 중앙수사부 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거쳤다. 둘 다 국내 굴지의 특수통 검사다. 이 때문에 올해 부산지검이 엘시티 수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일각에서는 초대형 사업과 관련한 비자금 조성 및 용처, 각종 인허가 특혜 등이 수사 대상인 만큼 정권 차원의 '하명 수사'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이영복 게이트'를 계기로, 이에 연루된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들을 골라내 처벌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정권 실세였던 전직 국회의원을 선두로, 새누리당 고위직을 맡았던 비박계 현역 의원이 검찰의 정조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회자됐었다.
특히 검찰이 수사하는 엘시티의 특혜성 각종 인·허가는 모두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졌다. 여기에 전 정권과 정경유착 논란을 낳았던 포스코건설의 등장과 전 정권 인맥이 이 사업과에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전 정권을 겨냥하는 수사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