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도피에다 가족·지인 압박
- 증거인멸·'입맞추기' 가능성도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은 검찰에 체포되기 직전 자진출석 형태의 자수를 결심했다. 3개월 동안 도피 행각을 하면서 증거인멸이나 '입맞추기'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회장의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이 회장을 공개수배했다. 이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서울의 유명 유흥주점 경리담당을 구속하기도 했다.

한편으론 이 회장의 변호인과 측근을 통해 이 회장의 자수를 설득했다.

이달 초부터 '이 회장이 곧 자수할 것'이라는 추측이 지역 법조계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이 회장은 지난 8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이번 주말께 자진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변호인 명의의 자수서도 검찰에 접수됐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께 가족, 지인 등 5명과 함께 두 대의 차에 나눠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출발했다. 충남 천안 근처에 도착한 이 회장은 갑자기 마음을 바꿔 서울로 차를 돌렸다. 이 회장과 동행한 가족 중 한 명은 이 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 신고를 받은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밤 9시1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근처에서 이 회장을 체포했다.

이 회장이 자진출석을 결심하게 된 배경도 주목된다. 한편에선 장기 도피로 지친 이 회장이 가족·지인의 압박으로 검찰에 자수서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 정리를 포함해 검찰과 자진출석 및 수사 범위를 조율하고 자수를 결심했다는 추측도 있다. 이 회장이 인맥을 총동원해 사건을 무마하거나 검찰과의 '딜'을 시도하다가 무산되자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자수를 결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