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경북 등에서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기려고 임용시험을 다시 보는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3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험 있는 교사들이 대도시로 빠져나가면 중소도시나 오·벽지의 교사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초등교원 임용고사 응시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2017학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체 지원자 260명 가운데 36.5%인 95명이 다른 도시 현직교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남(38명)과 경북(25명)에 이어 ▷경기 9명 ▷전남 5명 ▷충북 4명 ▷충남 3명 등의 순이었다.

교사들이 임용시험에 재응시하는 것은 부산을 비롯한 대도시 전입이 구조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2007년까지 교육부가 지니고 있던 교원전보계획권이 2008년부터 시·도 교육청으로 이관되면서 '1 대 1 맞교환' 원칙이 적용됐다. 특히 광역시에서 중소도시나 농촌으로 가려는 교사는 적은 반면 광역시로 들어오려는 희망자는 많아 교원 교류는 '가물에 콩 나듯' 이뤄지고 있다. 부산 근무를 원할 경우 수년을 기약 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임용시험에 다시 도전하는 교사가 늘어나는 이유다.

현직 교사의 지원이 늘면서 2017학년도 부산 초등교원 임용시험 일반 경쟁률은 2.31 대 1로 전년도 1.96 대 1보다 다소 높았다. 근무 환경이 상대적으로 나은 부산과 수도권·세종시는 경쟁률이 높은 반면 강원·전남·충남·경북은 지원자가 모집정원에 미달해 초등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정책과 전남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 역시 중소·농촌도시 근무를 기피하게 만든 원인으로 꼽힌다.

부산시교육청 교원인사과 정종남 장학관은 "현직 교원에게는 지역 가산점(3점)을 부여하지 않지만 한 번 합격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합격률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교사로 재임 중 임용고시를 다시 치러 합격하면 이전 경력을 인정받는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중소도시나 농촌 학교에서 담임교사가 타 지역 임용시험에 합격해 떠나면서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기간제 교사를 쓰는 경우도 많다"면서 "교육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