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불꽃축제가 지난 22일 광안리 앞바다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올해도 여전했던 바가지요금과 관람객 안전대책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22일 오후 8시께 광안리해수욕장에선 혼란이 빚어졌다. 100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불꽃 발사와 함께 앞쪽으로 몰리면서 뒤엉킨 탓이다.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부산소방안전본부의 구급차마저 도로를 점령한 인파에 발이 묶였다. 경찰이 쉰 목소리로 "환자가 타고 있다"고 소리쳤으나 길을 여는 데 30분가량 걸렸다. 이날 경찰은 광안리 주변 4곳에 비상통로를 만들고 광안리해수욕장 1개 차로를 비상 차로로 지정했다. 관람객 이동과 구급차 이동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파 탓에 비상 매뉴얼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119구급대는 이날 총 46건의 구급활동을 벌였다. 이 중 9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소방본부 김영환 홍보팀장은 "엄청난 인파가 몰려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경찰·소방의 통제를 잘 따라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주변 상가는 올해도 평소의 3~4배에 달하는 '좌석값'을 받았다. 한 호텔은 방값을 평소 2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부산 수영구 측은 "서비스업은 바가지요금의 기준이 모호해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불꽃축제 가짜 관람권이 나돌기도 했다. 자영업장 김모(35) 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카페에서 한 장에 20만 원짜리 관람석 표를 12만 원으로 할인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60만 원을 주고 총 5장의 표를 구입한 김 씨는 부산항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가 낭패를 당했다. 김 씨가 산 표는 모두 가짜였다. 김 씨는 "판매자에게 연락했는데 사과는커녕 조롱을 들었다. 법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불꽃축제를 보려고 모인 인파는 127만여 명(경찰 추산)에 달한다. 광안리해수욕장에만 99만 명이 모였다. 바닷가 방파제에도 10만여 명이 점령했다. 김준용 김영경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