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보다 10% 가량 생산 줄고
- 일부지역에선 싹 발아현상도
- 쌀값마저 떨어져 농민들 울상
21일 경남 진주시 사봉농협 미곡처리장에 공공비축미 수매를 위해 나온 정수영(55·진주시 정촌면)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벼농사가 대풍이라 공공비축미 우선 지급금(40㎏ 기준)이 지난해 5만200원에서 올해 4만5000원으로 떨어진 데다 실제 추수량도 풍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이날 자신의 논 6600여 ㎡에서 지난해 110포대(포대당 40㎏)의 벼를 생산했으나 올해는 10%가량 줄어든 100포대 생산에 그쳤다.
올해 풍년 농사를 기대했던 농민들이 늘어난 쭉정이 탓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외형상으로는 풍년이지만 늦여름까지 계속된 폭염 탓에 쭉정이가 많아 실제 쌀 수확량은 지난해보다 훨씬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4년 연속 풍년에 따른 과잉공급 우려로 쌀값마저 떨어져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경남지역 농협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도정률(벼를 찧어 나오는 쌀의 비율)은 창녕군 등 지역별로 지난해보다 최고 10%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주 사봉농협 RPC(미곡종합처리장)는 지난해 72%대의 도정률이 올해는 70% 수준으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늦여름까지 계속된 폭염 때문이다. 특히 열대야 현상으로 야간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벼가 정상적으로 열매를 맺지 못했다. 또 진주시 창녕군 등 도내 일부 지역에서는 벼 이삭에 싹이 트는 수발아(穗發芽)까지 발생해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발아는 나락이 익을 때 잦은 비와 고온이 지속하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벼는 수확량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애초 올해 벼농사는 기록적인 대풍이었던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봄철 가뭄을 피해서 갔고 수확 철이면 쑥대밭을 만들곤 했던 태풍 피해도 겪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벼 수확에 나선 농민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분위기는 다르다. 알차게 여물지 않은 벼가 많아 쌀 수확량이 크게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올해 벼농사가 대풍이라는 관측이 많아 기대가 컸지만, RPC의 도정률을 보면 쌀 수확량은 겨우 평년작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