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차특약 가입해야만 보상금
- 상당수 운전자 한푼도 못 받아
장애인 돌보미인 김모(여·58·경남 양산시 물금읍) 씨는 태풍 '차바'로 많은 비가 내린 지난 5일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우마리나 아파트 주차장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했다. 그런데 양산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로 쏟아진 물폭탄에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그는 이 아파트에 사는 중증장애인을 돌보고 있었다. 하지만 자차(自車) 보험 미가입으로 막대한 수리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김 씨는 결국 자신의 차량을 폐차처리 했다. 이 차는 구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피해액이 1000만 원이 넘는다.
김 씨는 "장애인 돌보미를 하느라 집중호우가 왔을 때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 없었다"며 "양산시가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돼 한 가닥 기대를 걸었지만 차량 피해는 제외돼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김 씨는 폐차 후 현재 이동수단이 없어 장애인 돌보미 일을 할 수 없게 됐고 생계마저 위협받고 있다.
같은 날 아파트 매매차 양산시 상북면 새진흥 아파트에 주차했던 이모(61·부산시 사상구 덕포동) 씨도 차량 전체가 물에 잠기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 씨의 차는 산 지 2년된 중형차지만 이번 침수로 못 쓰게 됐다. 이 씨는 "자차 보험 가입이 안 돼 있어 보상 한 푼 못 받고 폐차를 하게 됐다. 1500만 원의 할부금만 날리게 됐다"고 허탈해했다.
태풍 차바로 인해 차량 침수 피해를 당한 주민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업무상 태풍 피해 지역에 들렀다가 차량 침수 피해를 입었지만 자차 보험에 가입이 안되어 있어 한푼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 억울함이 더하다.
양산시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태풍 '차바'로 인한 차량 침수피해대수는 831대에 달한다. 이 중 피해 지역에 들렀다가 큰 피해를 입은 차량은 400여 대에 이르고 이 중 상당수는 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 물난리를 겪은 울산에서도 690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양산은 거제, 울산 북구 울준군 등과 함께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피해 주민에는 건강보험료 경감과 통신요금 및 지방세 감면 등을 지원할 뿐 차량 피해 보상은 아예 빠져 있다. 현재 침수차량의 경우 자차 보험에 가입돼 있어야만 보험처리를 통해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불가피하게 태풍 피해 지역에 들렀다가 차량침수 피해를 입은 이들은 자차 보험가입이 안됐다는 이유로 일률적으로 차량 피해 보상을 제외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의 경우 침수차량에 대해서도 피해 보상을 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