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고춧가루 섞어 납품 60대
- 수입산 한우로 판 30대 엄벌

법원이 원산지를 속여 거액의 부당이득을 취한 식품업자들에게 벌금형 대신 이례적으로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부산지법 형사7단독 조승우 판사는 100% 한우만 판다고 홍보해 놓고 수입한 소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수억 원을 판매한 혐의(농수산물 원산지 표시법 위반)로 기소된 A(36)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정육점에서 '매장에서는 100% 한우만 취급한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미국 등지에서 수입한 소고기 6품목 419㎏ 상당을 판매하면서 국내산 한우로 원산지를 속였다. A 씨는 또 칠레산 돼지고기 특정부위 4.2㎏를 국내산으로 속이는 등 3년 동안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해 5억 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조 판사는 "이러한 범행은 소비자의 올바른 식품 선택권과 신뢰를 침해하고 건전한 유통질서를 해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크다는 점에서 엄히 처벌해야 한다"며 "게다가 A 씨는 동종 범행으로 벌금형을 선처받은 전력이 있지만 범행을 계속했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부산지법은 중국산 마른고추를 수입해 제분한 고춧가루의 원산지를 '국내산 80%, 중국산 20%'로 속여 김치 제조공장에 5억 원이 넘게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B(60)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1심은 "B 씨가 농수산물 품질 관리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등 동종 범행으로 이미 일곱 차례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지역 법조계는 최근 식품 범죄를 엄벌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과 함께 벌금만 내면 된다는 법 위반자들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법원이 관련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