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번째 방벽인 '격납용기'에
- 폭발사고 막기 위한 장비
- 수소재결합기 부착하다 파여
- 지진 등에 압력 집중되면
- 구멍 생겨 방사능 유출 우려
- 설치업체 전국 독점계약
- 작업자 "대다수 되메움 안 해"
- 한수원 "문제 없다" 입장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안전 불감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내부 격납용기에 수소재결합기(PAR)를 설치하면서 졸속 공사를 하고도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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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로 격납용기에서 여러 홈이 발견된 월성원자력발전소 전경. 국제신문DB |
월성원전 3호기에서 확인된 홈(드릴 구멍)이 다른 원전에는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기도 힘들다. 원자로를 세우지 않으면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230억 공사하면서 되메움 안 해
정부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23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원전에 PAR을 설치했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 원자로에 전원공급이 끊기면서 발생한 수소가 폭발했기 때문이다.
당시 후쿠시마 원전은 쓰나미로 비상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냉각수 펌프의 가동이 중단돼 원자로 온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핵연료를 감싸는 피복재인 '지르칼로이 튜브'마저 녹고 다량의 수소가스가 방출돼 폭발했다.
PAR은 수소 발생이 위험 수준을 넘기 전에 전원 없이 작동해 수소를 제거하는 장치다. 원전마다 20~40대가 격납용기 내부에 설치됐다. 원자로 건물은 총 5개 방벽으로 이뤄졌는데, PAR은 네 번째 방벽(격납용기) 안에 설치됐다.
문제는 PAR을 격납용기 벽면이나 격납용기 내부 구조물에 부착하기위해 앵커볼트를 박는 과정에서 불피요한 홈이 생겼고, 이것이 되메움없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원자로 내부 균열은 치명적인 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크다. 원래 시공계획대로라면 모르타르(mortar·시멘트와 모래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한 것)와 본드 등을 섞어 홈 부위를 되메워야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캐나다 원자력공사에서 30년간 근무한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는 "최악의 사태 때 격납용기의 미세한 구멍이 있는 부분에 압력이 집중되면서 이곳부터 터져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탈핵에너지팀 처장은 "격납용기의 역할은 압력을 견디는 것인데, 한 곳도 아니고 곳곳에 크고 작은 홈이 있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지진 등 외부 충격으로 작은 홈이 큰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월성3호기에서 확인한 홈 3곳은 원자로 격납건물 내부 공간과 공간 사이의 콘크리트 벽에 생긴 구멍이어서 원자로 건물 안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PAR이 격납용기 외벽에 직접 설치된 경우는 없느냐'는 질문에 "다른 원전은 가동 중이어서 점검을 하지 못했다"고 물러섰다.
■ 다른 원자로 건물도 PAR 균열 의혹
월성3호기에서만 홈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PAR 천공 작업 후 되메움이 되지 않은 곳은 여러 곳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수원은 이 장비 설치를 PAR 공급을 독점 계약한 업체에 맡겼다. 이 업체는 다시 두 곳의 전문 시공업체에 이를 대행시켰다. 국내 원전 24기 중 월성과 울진, 영광의 PAR 설치에 참여했던 A 씨는 "시공한 원자로 건물 내부 벽에 천공(홈이나 구멍을 지칭)이 발생하지 않은 곳이 거의 없다. 대다수가 되메움 처리 없이 작업을 끝냈다"고 털어놨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당시 작업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다. PAR을 설치하려면 앵커볼트를 콘크리트 벽(4방벽)에 박아야 한다. 한쪽 벽 모서리에 4개씩, 4개 모서리에 총 16개를 심어야 한다. 그러나 콘크리트로 된 벽 속에 또 철근구조물이 있어 앵커볼트를 심기 위한 천공작업이 어려웠다. 설치하려 했던 곳의 작업이 어려우면 위치를 옮겨 홈을 뚫은 뒤 PAR을 설치했다. 당시 작업에 참여했던 한 인부는 "계획서대로라면 16개의 홈을 내야 하지만, 실제 30곳 넘게 홈을 낸 곳도 있으며 되메움 처리는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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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