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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기약 없는 해상난민 "파업 꿈도 못 꾼다"

정부 한진사태 외면에 생존 위기, 항해 중엔 쟁의행위도 못해 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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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척 350여 명의 선원이 아직 망망대해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선원들 생필품 공급만 되면 할 일 다한 것 아니냐는 태돕니다. 선원들은 언제 배에서 내릴 수 있는지 기약이 없는 상태에서 사회적인 관심마저 낮아 절망하고 있습니다."

17일 한진해운 이요한 해상노동조합 위원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모기업이 파산 위기를 맞았는데도 정부와 금융권 모두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이라도 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선원법이 ▷선박이 외국 항만에 있거나 ▷여객선이나 위험물을 나르는 선박이 항해 중인 경우 ▷어선이 어획 작업을 하는 경우 ▷선박과 선원의 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탓이다.

앞서 한진해운 선박 6척에 타고 있던 선원 55명이 지난 3일 남해와 서해 쪽 공해 상에서 'SOS'와 '고용 보장'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생존권 보장' 시위를 벌였으나 여론은 그때만 반짝했다. 이 위원장은 "한진해운이 용선 선박을 반납하고 국내외 자산을 매각하면 사실상 파산하게 된다"며 "공해 상을 떠도는 선원들도 조금씩 희망의 끈을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진해운은 곧 법원과 협의를 거쳐 인력감축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 6월 기준 해외 현지채용과 외국인 선원을 제외한 한진해운의 육상·해상 직원은 1428명이다. 주요 외국 법인도 인력 조정 중이다. 한진해운 미주법인에서는 이미 150명 중 30여 명이 퇴사했다. 중국법인 역시 임직원 600여 명 중 200여 명이 최근 떠났다. 유럽지역 법인에서도 인력 이탈과 감원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이 구호처럼 내걸었던 해양강국의 꿈은 우리 해운사들이 꿈꾸었던 해양강국과는 달랐던 것 같다. 한진해운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고 있지만 해양강국을 외치는 정부는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진해운살리기 부산시민비상대책위'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해운에 무지한 정책 당국자들이 금융의 시각에서 보고 원칙론만 내세운 결과 우리 경제의 핏줄에 해당하는 해운은 속수무책으로 파멸하고 있다"며 "국민의 핏줄을 멈추게 한 정책 당국자들과 아무런 목소리 없이 편승해 가는 자들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어디에 있을까요. 한진해운 노동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생존의 길목에 내몰렸는데…."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박상익 해운정책본부장의 절규가 '메아리 없는' 바다를 향했다.

박장군 사회1부 gener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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