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술·CCTV 분석 통해 윤곽
- 타이어 펑크 시점 수사 집중

지난 13일 사상자 20명을 낸 울산 관광버스 화재사고의 원인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관광버스 운전기사 이모(48) 씨의 진술과 사고 장면이 찍힌 고속도로 CCTV 화면을 분석해 전반적인 원인을 파악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이 파악한 윤곽의 핵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운전기사 이 씨가 사고지점에 이르러 갑자기 무리한 끼어들기를 시도했다가 버스 앞 출입구 쪽이 바깥차선에 바짝 붙은 콘크리트 분리대를 미처 피할 틈 없이 그대로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이때 조수석(오른쪽) 앞 타이어가 터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CCTV 화면을 보면 도로 오른쪽에 설치된 분리대를 앞쪽 우측면으로 충돌한 버스가 그대로 100여m를 분리대와 마찰 상태로 주행하면서 2, 3차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다 다시 오른쪽으로 틀어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즉, 버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급격히 쏠리자 이 씨는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지만 계속 오른쪽으로 틀어지는 운전 불능의 상태가 된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도 이는 타이어가 갑자기 파손된 상태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버스는 펑크로 앞바퀴 쪽이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분리대와 2, 3차례 충돌과 마찰을 반복하며 계속 앞으로 미끄러져 갔다. 이 과정에서 고열과 불꽃이 발생했고, 앞바퀴 옆에 있는 기름탱크에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타이어 파열이 분리대와 첫 충돌 때 발생한 것인지, 아니면 도로 위에 있었을지 모를 이물질에 의한 것인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또 기름탱크도 분리대 충돌 때 터진 것인지, 마찰로 인한 고열에 의해 폭발한 것인지도 규명하지 못했다.

한편 운전기사 이 씨는 처음에는 갑자기 오른쪽 앞바퀴에 펑크가 나면서 차가 도로 바깥으로 쏠렸다고 진술했지만 사고 발생 사흘 만에 끼어들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