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2000여 대 생산 손실"

- 태풍 '차바' 피해 양산도 심각

지난 5일 울산지역을 강타한 제18호 태풍 '차바'가 몰고온 기록적인 폭우 탓에 상당수 지역이 침수되면서 주차된 차량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속출했다.

울산시는 6일 현재 폭우로 침수 피해를 본 차량은 총 1411대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는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통상 천재지변으로 사고를 당한 차량이 자차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대부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창문이나 선루프가 열려 있었거나 불법 주정차 등의 경우 보험 처리가 안 될 수 있어 보험사와 피해 차량 소유자 간 마찰이 빚어지는 등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이번 폭우로 세계 최대 규모라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피해를 봤다. 현대차는 지난 5일 오전 폭우로 물이 차오르자 5개 생산공장 가운데 엑센트와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1공장과 아반떼, 산타페를 생산하는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1공장은 3시간 후 가동을 재개했지만 2공장은 다음 날 오후 7시께야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또 출고사무소에 있던 500여 대의 차량 가운데 수십 대가 침수됐다. 피해 차량에는 제네시스 EQ900 등 고가 차량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총 2000여 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며 "고객에게는 새 차를 인도하고 출고사무소 내 침수 차량은 구내 업무용이나 연구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 태풍 피해 조사 결과 이날 현재 인명 피해는 사망 3명, 부상 2명이었다. 시설 침수 피해는 ▷도로 561곳 ▷주택 764개 동 ▷공장 21곳 등이었고, 산사태(15곳), 옹벽·제방 붕괴(13곳)도 잇따랐다. 하지만 아직 총피해액을 추산하지 못할 정도로 피해 상황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시는 이날 울산 수해 지역을 찾은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경남도 역시 이날 도로와 하천 유실 등 침수 피해가 집중된 양산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양산지역에는 지난 5일 오전 내린 345㎜의 기록적인 폭우로 내원사 앞 도로가 유실되는 등 도로와 교량, 하천 같은 공공시설 22곳, 아파트를 포함한 사유시설 7곳이 피해를 봤다. 도의 잠정집계 결과 양산지역 피해액은 157억 원이다. 이는 경남 전체 태풍 피해액 312억 원의 절반에 해당한다.  

배재한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