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거제지역 피해 가장 커
태풍 '차바'가 5일 경남지역을 강타해 정전과 침수, 교통 두절 등 피해가 속출했다. 그러나 태풍이 몰고온 폭우가 오전에 3시간가량 내린 뒤 그친 데다 국민안전처와 각 지자체가 긴급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대비에 나서 피해는 우려보다 덜했다.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면 경남 고성공룡나라 휴게소 부근에서 무너진 흙더미가 달리던 승용차를 덮친 뒤 피해 차량이 흙더미 위에 세워져 있는 모습. 고성군 제공
태풍이 남해안에 첫 상륙한 통영과 거제지역의 피해가 컸다. 이날 오전 7시40분 통영시 도남동 도남항 부두에 계류돼 있던 7.93t 어선 등 3척이 강풍과 폭우로 침수됐다. 바닷물 범람으로 동호동 철공단지 앞 도로와 강구안 문화마당 일대 해안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이날 오전 9시께 토사 유출로 지방도 1020호선 창원터널 불모산휴게소 주변 도로가 왕복 1개 차로씩 통제되면서 오후 늦게까지 창원~김해, 김해~창원 양 방향에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신항 배후도로 공사 구간 절개지가 폭우로 무너지면서 토사가 도로로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또 인근의 불모산터널(창원2터널) 입구에서도 토사 붕괴로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가 오후 4시께 재개됐다. 김해시 장유3동(율하)에서 생곡 IC로 향하는 창원~부산 민자도로 진입도로도 주변 절개지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차량 운행이 통제되기도 했다.
고성에서는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 방향 고성공룡나라 휴게소 부근에서 무너진 흙더미가 이곳을 달리던 승용차를 덮치는 바람에 운전자가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창원에서는 이날 시간당 100㎜에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이 침수돼 교통이 마비됐다. 창원 시내를 관통하는 왕복 8차로 창원대로도 출근시간대 폭우에다 만조(마산만 기준 오전 10시50분) 시간과 겹치면서 배수가 안 돼 물바다를 이뤘다. 이 때문에 양 방향 2개 차로가 통제되면서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고, 직장인들의 지각 사태도 속출했다.
도내 일부 교량도 통제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거가대교 양 방향 운행이 통제됐으며, 오전 10시20분께 마창대교 운행도 전면 통제됐다가 이날 낮 12시 이후 통행이 재개됐다.
폭우와 강풍으로 도내 5만2000여 가구에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20분께 거제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철탑 전력선이 파손되면서 아주동과 옥포등 등 8개 지역 4만7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밀양 등 다른 6개 시·군 지역도 5400가구가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해 애를 먹었다. 한전은 긴급 복구 작업에 나서 이날 오후 6시께 대부분 가구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강풍으로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고 사과 배, 단감 등의 낙과 피해도 속출했다. 경남도는 벼 침수 피해 472㏊ 등 569㏊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진주시 문산읍 옥산리 2㏊에서 배를 재배하는 김석곤(55) 씨는 "올해는 많은 일조량 덕에 풍년 농사를 기대했는데 수확을 목전에 두고 전체 면적의 20%가 낙과 피해를 봤다"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진주남강유등축제와 개천예술제, 드라마페스티벌 등 진주지역 10월 축제도 안전사고 등을 우려해 이날 하루 휴장했다.
사회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