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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슈] 공직자 복지부동 조장 '또 다른 규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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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법 시행 초기 '시범 케이스'에 걸리지 않으려는 정보 교환과 Q&A(질의응답)가 활발하다.

김영란법 자체가 워낙 엄격한 기준을 광범위하게 적용하다 보니 공무원들이 법 시행을 핑계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는' 집단적인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본지 27일 자 1면 보도)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황교안 국무총리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직자들이 오해 소지를 차단한다는 생각으로 대민 접촉을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직무 수행을 독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최근 간부회의에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시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행정으로 일관할 우려가 있다며 실·국·본부장들이 분위기를 잡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현실은 윗분들의 뜻대로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어떻게 업무를 능동적으로 수행할지에 관한 논의보다 '어떤 것이 법 위반인지'에 관한 문제에만 쏠리는 분위기다. 도덕적 해이가 만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의 한 국장급 간부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대민 접촉이 제한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무원들이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나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은 걸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부분에만 집중돼 있다. 이래서는 법 시행을 핑계로 공직사회의 무기력증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과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는 공직선거법에 묶여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복지부동(伏地不動)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일각에서는 김영란법 역시 규제 대상과 범위에서 공직선거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직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규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도 김영란법 질의에 대해 극도의 보수적인 해석으로 "안 된다"는 답변 일색이다. 이러면 공직사회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청렴한 사회를 만들자는 김영란법의 취지에 반대하는 공직자나 국민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공직사회가 능동성을 잃어버린다면 김영란법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다.

윤정길 사회1부 차장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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