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에 '마의(사람의 힘으로 극복하기 힘든 큰 장애나 위험) 터널'이라는 오명이 붙은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곰내터널에서 빗길 미끄러짐 사고가 보름 새 세 차례나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치원생 21명이 탄 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아찔한 사고는 지금도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곰내터널은 전국에서 터널 내 교통사고가 잦은 곳으로 꼽힌다. 언제까지 인명사고가 없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기고,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가.
특정한 장소에서 비슷한 유형의 교통사고가 이어진다면 그곳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빗길에 사고가 났다면 터널 내부 노면의 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짐작할 수 있다. 곰내터널은 지난 7년간 터널 내부의 전반적인 그루빙(미끄럼 방지) 공사나 재포장 등 보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스팔트로 마감한 다른 터널과 달리 유독 곰내터널 내부는 빗길 미끄러짐에 취약한 시멘트 포장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이와 함께 곰내터널 사고는 모두 정관 방향으로 주행하다 발생했다. 제한속도 시속 80㎞, 길이 1.8㎞인 이 터널은 정관신도시 방향으로 4.4도가량 기울어져 있다. 내리막 도로인 데다 과속단속 카메라마저 없다. 젖어 있는 도로를 달리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급제동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어느 곳보다 큰 셈이다. 사정이 이러니 곰내터널 안에서 발생한 교통사고가 최근 5년 새 30건을 훨씬 웃돌 만큼 잦은 것이다.
부산시가 곰내터널 대책으로 제한속도 70㎞로 하향, 미끄럼 방지 시설 설치 등을 내놓았으나 미흡해 보인다. 터널 내부뿐만 아니라 터널 주변의 교통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는다면 땜질 처방에 그칠 우려가 있다. 부산은 지난 8월 해운대 신시가지 7중 교통사고, 감만동 일가족 교통 사망사고에 이어 곰내터널 사고까지 교통사고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부산이 운전하기 힘든 곳이란 오명에서 벗어나려면 교통 안전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감민진·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고대 그리스 시대 때 '이솝우화'로 유명한 이솝이 어렸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솝은 노예였답니다. 하루는 그의 주인이 이솝에게 이런 심부름을 시켰답니다.
"이솝아 목욕탕에 가서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보고 오렴." 이 말에 이솝은 곧장 목욕탕에 갔는데 그는 그곳에서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목욕탕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들락거리고 있었는데, 하필 목욕탕 앞에 뾰족한 돌멩이 하나가 솟아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중에 그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 다리를 다치기도 하고 코가 깨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에잇 빌어먹을 돌멩이. 도대체 누가 여기에다 돌멩이를 버렸지"라고 욕설을 퍼붓거나 화를 내면서도 정작 그 돌멩이를 치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솝은 '사람들은 참 한심하기도 하지. 어디 누가 저 돌을 치우는지 한번 지켜봐야지' 하면서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돌에 걸려 넘어지면서 화를 낼 뿐이지 누구 하나 치우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때 한 청년이 목욕탕으로 들어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뻔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과는 달리 "아니, 웬 돌멩이야" 하면서 몸을 숙여 단숨에 그 돌멩이를 뽑아서 다른 사람이 다니지 않는 구석으로 치우는 것이었습니다. 그제야 이솝은 빙그레 웃으며 목욕탕 안에는 들어가 보지도 않고 주인에게 달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님, 지금 목욕탕에는 사람이 단 한 명밖에 없습니다."
최근 곰내터널에서 잇달아 일어난 교통사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남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우리 학교나 아파트 주변의 교통시설 중에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