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은밀한 로비 활개칠 가능성
- 일부선 "현금 뒷돈 더 늘어날 것"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농축수산물의 소비가 위축되고 부정청탁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더욱 은밀하게 이뤄지는 등 적지 않은 부작용도 우려된다.
■취업자 수 감소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농수축산업계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품목을 보면 한우, 고급 과일, 인삼류, 생선회 등이 직접적인 피해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식품은 식사 3만 원, 선물 5만 원 등의 김영란법 가이드라인을 현실적으로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연간 농축수산물의 음식점 수요는 3조~4조2000억 원, 선물 수요는 1조8000억~2조3000억 원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또 농축수산물 수요 감소의 영향을 받아 사회 전체적으로 취업자 수가 최대 18만3000명 감소하고, 고용도 최대 6만3000명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추석 때부터 이런 우려는 일부 현실로 나타났다. 농림부가 26일 내놓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5만 원 이상 선물의 경우 한우는 전년보다 23.5%, 과일은 18.4% 줄었다. 이 때문에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등의 관련 부처는 지난 7월부터 김영란법의 식사와 선물 한도를 각각 5만 원과 10만 원으로 높여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정부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로비의 현금·은밀화"
과거 골프와 선물, 향응 등으로 로비했다면 김영란법 시행으로 모두 불법이 될 가능성이 커 오히려 검은돈이 로비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위험이 커진 데 비례해 촌지의 단위도 예전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어차피 로비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신용카드와 달리 잘 드러나지 않는 현금이 로비의 주요 수단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일부 기업과 공공기관은 김영란법의 맹점을 파고들며 꼼수 마련에 한창이다. 기업에 근무하는 A 씨는 김영란법으로 1인당 식사비용이 3만 원으로 제한돼도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2명이 7만 원어치의 식사를 해도 참석 인원을 3명으로 부풀리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B 씨는 김영란법을 피하려고 기상천외한 방법을 제시했다. B 씨는 인터넷 아이템 거래를 활용하면 김영란법을 충분히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B 씨가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구해 유관업체에 근무하는 C 씨에게 온라인으로 전달한다는 것이다. 그 이후 C 씨가 이 아이템을 현금화하면 예전보다 더 은밀한 로비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3만 원까지 가능한 식사 비용을 올리는 꼼수도 있다. 식사 자리를 마련한 D 씨가 E 씨에게 1000원짜리 상품권을 주면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식사비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권을 전달하면 식사가 선물로 간주돼 김영란법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곽규택 변호사는 "게임 아이템도 현금화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고, 상품권으로 식사를 선물로 위장하는 것도 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현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