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번째 환자 필리핀 여행자
- "예방주사 맞아야 하나요"
- 여행준비 문의도 잇따라
보건 당국이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감염경로 추적에 애를 먹고 있다. 부산에서 발생한 네 번째 환자 A(47) 씨는 해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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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오후 경남 거제의 한 어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질병관리본부는 1~3번째 콜레라 환자들이 모두 경남 거제에서 수산물을 먹고 감염돼 '해수 오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4일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3명의 환자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의 유전자지문(PFGE)을 분석한 결과 모두 일치한 것으로 확인돼 같은 오염원에 의한 산발적 발생으로 추정하고 해수 표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5년 전인 2001년에는 전체 감염자 139명 중 98명이 한 식당에서 식사한 것으로 확인돼 보건 당국이 감염 원인을 빨리 지목할 수 있었다. 경북 영천시 기사식당의 여종업원이 콜레라에 걸린 사실을 모르고 보름간 음식을 조리하면서 손님들에게 전염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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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가 능포항 인근에서 콜레라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올해 거제에서 발생한 환자들의 동선은 겹치지 않는다. 수산물을 섭취했다는 사실 외에는 식당이나 음식물 내용 등 공통분모가 없다. 감염병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면 감염경로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보건 당국의 설명이다.
당국은 잇단 콜레라 감염 원인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확산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콜레라균의 잠복기가 최장 5일인데 환자 간 발생일 차이가 잠복기보다 길고, 섭취한 음식물이 모두 달라서다.
네 번째 감염자 A 씨가 해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첫 방문 병원에서 콜레라 진단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돼 해외여행객에 의한 지역 내 확산 우려도 나온다.
부산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설사를 하는 등 증상을 보였지만,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 지 두 시간 만에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서는 설사약만 처방받았다.
그 이후 A 씨가 사하구청 보건위생과에 해당 식당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보건소를 통해 콜레라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사하구청에 해당 식당을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지역 내 전염을 초래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필리핀 여행 관련 카페들에는 "필리핀 가기 전에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하나요" "해산물이나 날음식 외에 조심해야할 게 있을까요"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박주언 시 신종감염병팀장은 "음식점이나 가정의 위생환경이 크게 개선돼 콜레라가 지역사회 내에서 퍼질 가능성은 적은 편"이라며 "손씻기를 철저히 하고 음식을 익혀먹는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만 잘 지켜도 콜레라 감염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특히 동남아에서는 끓인 물을 먹는 등 오염된 물을 마시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