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산업 양대축 근간 흔들려
- 명절 코 앞이지만 활기 실종
조선 불황과 한진해운 사태로 부산 경남지역 경제가 잔뜩 위축된 가운데 콜레라까지 덮치면서 지역 민심이 흉흉하다. 부산에서는 지난 3일 올해 네 번째 콜레라 확진환자가 발생해 보건 당국이 감염경로 추적에 나섰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선과 기계산업, 해운항만 물류와 수산업계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부산시는 콜레라 확진환자 A(47) 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서 접촉자를 대상으로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A 씨의 구두 진술에 따른 접촉자인 가족 3명, 필리핀 여행을 같이 간 지인 2명, 의료진 4명 등 9명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시는 또 A 씨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조회해 누락된 접촉자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시는 이 환자가 필리핀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콜레라 증상을 보여 해외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씨는 지난달 24~28일 지인들과 함께 필리핀을 여행했다. 콜레라 증상은 귀국 다음 날인 29일 지역의 한 초밥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2시간 후에 나타났다. 보건 당국은 콜레라 평균 잠복기가 2, 3일이고 해당 음식점에서도 콜레라균이 검출되지 않아 국내 감염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A 씨에게서 검출된 콜레라균이 최근 발생한 다른 세 명 환자의 균과 같은 유전형인지를 확인하려고 유전자지문분석(PFGE)을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한 상태다. A 씨는 지난 3일 오전부터 병원에 격리 조처됐다.
부산지역 콜레라 확진환자 발생으로 지역 횟집은 초비상이다. 지난여름 폭염으로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 추석 대목과 전어철을 맞아 특수를 기대했는데 예상치 못한 콜레라 발생으로 손님이 크게 줄지 않을까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부산 연제구 연일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주귀복(46) 씨는 "콜레라 발생 전에는 하루 50~60㎏씩 잡던 고기를 요즘에는 10㎏도 못 잡는다. 주말에 북적거리던 손님이 10분의 1도 안 온다"며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2, 3일 문을 닫겠다는 가게도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리나라 수출입 컨테이너의 75%를 담당하는 부산항에 의지해 생업을 일구는 4만5000여 주민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한숨만 늘었다. 경남 거제와 인근 통영, 고성지역은 요즘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근로자 실직이 하반기 들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와중에 거제에서 콜레라 환자까지 발생하자 수산과 관광산업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최승희 김준용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