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지어 병문안 감사 전하기도
13년간 이웃으로 지내던 환경미화원의 암 투병 소식에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전달한 뭉클한 사연이 알려졌다.
부산 사하구 신평동 한성임호아파트의 주민 강영애(여·57)·선은미(여·55)·김임선(여·56) 씨는 지난 20일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모금활동을 벌였다. 2004년부터 아파트의 청결을 책임지던 미화원 이정자(여·70) 씨가 대장암과 간암 4기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13년째 아파트에서 미화원으로 근무했던 이 씨는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누구보다 따뜻한 이웃이었다. 어린아이들에게도 "예쁘네, 학교 가니?"라는 살가운 말을 건네고, 모든 주민과 눈을 맞추며 밝게 인사하는 따뜻한 성품을 지녔다. 모금활동을 주도한 강 씨는 "워낙 좋고 고마운 분이었다.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아 관리실에 물어봤더니 치료를 위해 지난 9일 퇴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병문안을 다녀와 안타까운 마음에 모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강 씨와 선 씨, 김 씨는 먼저 승강기에 안내문을 붙이고 217세대를 일일이 방문했다. 단 이틀간 모금을 했는데 70%에 해당하는 150가구가 참여해 252만3000원의 성금이 모였다. 모금 사실을 뒤늦게 알고 이들을 찾아온 주민도 있었다. 주민들은 아파트 기금 등에서 59만 원을 보태 총 311만3000원을 모았고,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투병 중인 이 씨에게 전달했다. 성금 외에도 병문안이 이어지고 있다.
이 씨를 간호하는 딸 A 씨는 거듭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A 씨는 "주민들이 성금도 모아주고 병문안도 계속 와주신다. 최근에는 어린아이가 편지(사진)를 보내오고, 고등학생이 '할머니가 안 보이니 허전하다'며 찾아왔더라. 감사하고 황송하다고 인사했더니 주민들께서 '우리가 더 많이 고마웠다'고 인사를 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 아버지가 투병 끝에 돌아가셔서 병원비가 부담이었는데 주민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며 "엄마가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항암 치료 예후가 좋으면 2년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도와주신 만큼 항암 치료도 잘 해내겠다"고 말했다.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