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수사일정 전면 재검토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이인원(69) 그룹 부회장(정책본부장)이 26일 오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 부회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는 차질을 빚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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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롯데그룹 이인원(오른쪽)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에 이어 롯데그룹의 '넘버 2'로 꼽히는 인물이다. 사진은 2009년 12월 롯데미소금융재단 본점 개소식에 참석한 신 회장과 이 부회장. 연합뉴스 |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7시10분 경기도 양평군에서 목을 맨 채 주민에게 발견됐다. 현장 인근에서 발견된 이 부회장의 차량에서는 자필 유서가 나왔다. A4 용지 네 장의 유서에는 가족과 그룹에 각각 '그동안 앓고 있던 지병을 간병하느라 고생 많았다. 힘들었을 텐데 먼저 가서 미안하다'와 '롯데그룹에 비자금은 없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먼저 가서 미안하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 동의를 얻어 이 부회장의 시신을 이날 부검했다.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수사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진심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고인에게 애도를 표하며 명복을 빈다"며 "롯데그룹 수사 일정의 재검토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었다.
전날 이 부회장과 함께 신동빈 회장의 가신으로 꼽히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을 불러 밤샘 조사를 벌인 검찰은 이날 모든 계획을 취소하고 향후 수사 방향과 일정 등을 숙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다음 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줄줄이 불러 조사한다는 검찰의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자살에 롯데그룹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 부회장은 1973년 롯데호텔 입사 후 40여 년간 그룹에 몸담은 '산 역사'이자 '최고참 전문 경영인'으로,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맡아왔기 때문에 그룹의 심리적 타격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고인은 검찰 수사에 따른 심리적 압박뿐 아니라 40여 년 롯데맨으로 근무해오면서 최근 롯데그룹이 검찰 수사를 받고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데에 걱정을 많이 했다"며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모시면서 롯데가 나름대로 국가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해왔는데 최근 발생한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로 이러한 공로가 폄하되고 비판받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