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최악의 녹조가 발생해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남 김해지역의 상수도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돗물 생산량의 상당수를 표류수가 아닌 강변여과수로 대체하고 있는 덕분이다.
최근 지속된 폭염 탓에 낙동강에 조류 경보가 발령되면서 식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지만 하루 18만 t의 수돗물을 생산하는 김해시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그 비결은 시가 10여 년 전부터 강변여과수 개발에 매달린 데서 찾을 수 있다. 시는 수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현재 하루 수돗물 생산량 18만 t 가운데 60%가 넘는 12만 t을 강변여과수로 공급하고 있다. 김해시의 강변여과수 공급비율은 경남지역에서 가장 높다.
강변여과수는 강바닥 아래의 '천연필터'인 자갈모래층(대수층)을 통과한 지하수를 끌어다 사용하므로 각종 표류수 오염과 무관하다. 또 창암취수장을 통해 낙동강 원수를 정화해 사용하지만, 강 한가운데 취수탑을 활용하므로 비교적 안전하다. 취수탑 1.5m 아래에 설치된 집수정으로 원수를 확보해 녹조로 오염된 표층수가 덜 유입되기 때문이다.
시는 강변여과수와 낙동강 표류수 원수를 섞은 뒤 정화해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원수가 깨끗하다 보니 정화과정에 투입되는 약품비도 크게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계정수장의 경우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오염물질 침전을 위한 응집제 사용량이 49.9㎥로 지난해(57.7㎥)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다. 물 소독과 물에 포함된 철,망간을 산화시키기 위한 염소 투입량 역시 이 기간 1457㎏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55㎏)보다 40.6%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 정재건 정수과장은 "내년 9월이면 추가 강변여과수 시설이 완공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 전역에 강변여과수를 공급하게 된다"며 "강변여과수 개발에는 많은 예산이 들지만 안전한 수돗물 생산이 우선이라고 여겼던 정책적 판단이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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