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명지개발 LH 분담 책임"

- LH "계획없던 일 시가 맡아야"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근린공원 1호에 설립 예정인 국회도서관 자료보존관이 건립 부지 아래에 매립된 쓰레기 처리 문제로 난관에 부딪혔다. 부산시와 근린공원 조성을 담당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시는 국회도서관 건립 부지 지하 3~6m에 매립된 쓰레기 2만5000㎥의 처리 비용을 놓고 LH와 협의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시와 국회는 국회도서관 부지로 부산시민공원과 명지국제신도시를 놓고 의견 차이를 보이다가 지난 3월 결국 명지국제신도시 근린공원 1호로 사업 부지를 확정했다.

국회도서관이 들어설 근린공원 1호는 과거 쓰레기 매립장이었다. 94만3000㎡의 면적에 296만㎥의 쓰레기가 매립됐다.

2010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 매립지가 안정된 상태여서 쓰레기 처리없이도 공원 용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 하지만 도로와 유상공급용지는 침하와 지하층 구조물 설치 등을 고려해 매립쓰레기를 모두 처리하도록 했다. 

국회도서관은 건축면적 4500㎡에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2018년 착공하므로 이른 시일 내에 매립 쓰레기를 처리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 건축 부지 지하에 매립된 쓰레기의 처리량은 2만5000㎥로 추정된다. LH는 명지국제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매립된 쓰레기를 처리하려고 자체 자원순환시설 두 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을 이용하면 처리 비용은 25억 원이 든다. 하지만 내년 6월 시설이 철거될 예정이어서 다른 민간업체가 쓰레기 처리를 맡으면 비용은 50억 원으로 상승한다.

시는 LH 측에 쓰레기 처리 비용 분담을 요청했다. 국회도서관이 국책사업으로 진행하는 공공시설인 데다 LH가 명지국제신도시 조성을 위해 토지를 수용할 때 감정평가액에서 토지정화비용을 빼고 매입했기 때문에 쓰레기 처리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명지국제신도시 개발로 막대한 개발 차익을 남긴 만큼 지역사회 공헌 차원에서 쓰레기 처리 비용을 공동분담하자는 주장이다. 시와 LH는 국회도서관 건립부지 바로 옆의 강서문화예술회관 부지의 매립 쓰레기를 처리했을 때 50 대 50으로 분담한 선례도 있다.

LH 측은 처리 비용 전체를 시가 부담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도서관 자체가 애초 사업계획에 없던 시설이기 때문에 시에서 비용을 내야 한다는 논리다.

시 관계자는 "전체 사업비 397억 원을 내는 국회에 매립 쓰레기 비용을 요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LH가 근린공원을 비롯해 명지국제신도시 전체를 조성하는 만큼 시와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분담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