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500명 찾던 해맞이 공원
- 한 달 만에 전국서 27만 명 몰려

- 울주군, 와이파이 설치 등 지원
- 비교적 서늘한 지역날씨도 한 몫
- 인근 음식점 편의점 매출 급상승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더는 해맞이 명소에만 그치지 않는다. 증강현실(AR) 기반 게임인 '포켓몬고' 덕분이다. 간절곶은 올여름 전국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떠올랐다. 게임 콘텐츠의 가공할 위력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포켓몬고를 하기 위해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을 찾은 관광객들. 국제신문 DB

강원도 속초에 이어 울산 간절곶에서 포켓몬고가 실행된 것은 지난달 22일부터다. 게임 유저들이 간절곶에 밀물처럼 몰려왔다. 지난달 22일 첫날은 울산과 부산, 대구 등지 유저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주말인 다음 날부터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방문객이 몰리면서 인접 도로는 온종일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울주군 집계 결과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1일까지 간절곶을 찾은 방문객은 총 27만1700명, 차량은 7만9950대였다. 하루 평균 9056명이 다녀간 셈이다. 또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은 날은 지난 13일로 2만3000명이었다. 시간대별(2시간 단위) 최다 방문 기록은 지난 6일과 13일 오후 8시~밤 10시, 14일 밤 9~11시로 각각 4000여 명으로 조사됐다.

간절곶은 새해 무렵 해돋이 관광객 수만 명이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하루평균 500명 안팎인 비교적 한산한 관광지다.

속초보다 유독 간절곶을 찾은 유저 등이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포켓몬고에 관심이 많은 중고생의 방학과 휴가철이 겹치면서 가족 단위 유저와 관광객이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울주군은 분석했다. 울산은 지난 한 달간 35도를 오르내리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졌다. 그런데도 이 기간 간절곶의 낮 최고 기온은 평균 26도, 밤에는 21도에 불과했다. 포켓몬고 게임과 열대야 피서를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21일 서울에서 왔다는 유저 박정아(여·28) 씨는 "간절곶은 속초와 비교할 때 편의시설이 괜찮고, '피카츄' 등 희귀 몬스터가 많이 출현하는 등 게임 환경도 좋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지역 상권, 특히 편의점과 음식점 매출이 급상승했다. 간절곶에서 10년째 음식점을 하는 김모(55) 씨는 "주로 학생 손님이라 씀씀이가 크지 않지만, 매출이 전보다 배나 올랐다. 음식이 동나 팔지 못한 날도 많았다. 이런 일은 해돋이 때 외에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발 빠른 대응도 한몫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으로 방문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행정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해 와이파이, 휴대전화 급속충전기, 음수대, 간이 화장실과 휴게소, 응급의료실 등을 설치해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을 도왔다.

울주군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의 힘을 실감했다. 한시적 성황으로 끝나지 않게 하려고 지역 관광산업을 촉진하고, 국내 증강현실 게임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