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특수성 고려 않은 설계"
- 특성상 안전시설 추가 어려워
부산 북구가 차량 정체 완화를 목적으로 설치한 덕천역 버스환승센터(이하 환승센터)에서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구포시장 입구 앞에 있어 노년층의 이용이 많고 버스 운행이 잦아 도로가 복잡한 데다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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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 환승센터 건널목에 시민들이 버스를 타려고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지난 20일 밤 9시6분 환승센터에서는 길을 건너던 J(52) 씨가 구포역에서 만덕 방면으로 달리던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J 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버스에 타고 있던 K(여·65) 씨가 넘어지면서 다쳤다. 경찰은 J 씨가 도로 중간에 서 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에는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망사고도 있었다. 북구 관계자는 "올해 초 저녁 시간 폐지를 줍던 할머니가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에 치여 유명을 달리했다"며 "워낙 복잡한 곳이다 보니 운전자와 보행자들끼리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실제 환승센터 인근에서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21일 오후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는 것을 본 승객들은 신호등을 무시한 채 횡단보도를 건넜다. 차량이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보고 급정거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는 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환승센터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통시장은 노년층이 많이 몰리는 곳이고,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인들이 정신없이 뛰어가다 보면 사고에 노출된다는 얘기다. 환승센터는 7억6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2013년 12월 완공됐다.
구포시장 박헌영 상인회장은 "보름 전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20대 젊은이가 버스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시장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환승센터를 만든 게 문제다. 구와 경찰에 대책 마련을 건의했지만 별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현행 6차로 가운데 중앙에 환승센터가 들어서면서 인도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가 2차로에 불과하다는 것도 문제다. 행인들이 6차로를 무단횡단하는 것은 부담스러워하지만, 2차로를 건너는 것은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는 탓이다.
북구는 대책 마련을 고민 중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일반적으로 무단횡단 방지를 위해서는 중앙 차선에 차단막을 설치한다. 하지만 환승센터는 중앙 차로에 버스가 다녀 시설 확충을 통한 무단횡단 근절은 사실상 힘들다. 북구 김용언 교통행정과장은 "사망사고가 나면 경찰이 안전시설을 확충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지만 환승센터는 시설의 특수성으로 안전시설을 추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민들이 무단횡단을 하지 않도록 계도해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