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 속도 1.84배로 빨라져
- 건설비 도시철도보다 저렴"

"광저우에 BRT가 운영되면서 생긴 가장 긍정적 변화는 시민들이 '자가용보다 대중교통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BRT의 성공적인 운영이 수천 번의 대중교통 캠페인보다 시민 의식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인 셈이었죠."

허롱화 주임과원(왼쪽), 요엔쯔쥔 부총경리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광저우 BRT도 처음부터 시민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자가용의 틈바구니에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대중교통 시설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험난했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중국 광저우 현지에서 광저우 시 교통위원회 허롱화(許龍華) 주임과원(임원급)과 시 산하 공기업인 광저우쾌속공교운영관리유한공사 요엔쯔쥔(源子君) 부총경리를 만나 BRT 성과와 과제를 놓고 의견을 나누었다.

허롱화 주임과원은 "2001년 '세계 차 없는 날'이 지정된 후 우리 광저우 시에서도 매년 9월 22일에 자가용 운행을 자제하자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언론에서도 대대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중국에는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이 먼저'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었죠. 막상 BRT를 타 보니 생각보다 좋은 겁니다. 자가용보다 빠르고, 가격도 저렴했죠. 시민이 대중교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버스가 지나가면 양보하는 차들도 생기기 시작했습니다"고 말했다.

광저우 시는 2005년 BRT 조성 계획을 수립하고, 2008년 공사가 시작됐다. 총 7억2400만 위안(한화 약 1229억 원)을 투입한 대공사였다. 그렇게 쭝싼따따오(中山大道)를 따라 22.9㎞ 구간에 26개 BRT 정류소가 생겼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2010년 2월 개통해 현재 31개 노선에 989대의 버스가 BRT 노선을 달리고 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요엔쯔쥔 부총경리가 허롱화 주임과원의 얘기에 구체적인 자료를 보탰다. 그는 "BRT 완성 후 버스 주행속도가 이전보다 1.84배 더 빨라졌다. 시설이 좋아지면서 이용객이 크게 늘어 현재 하루 평균 80만 명가량이 BRT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렴한 요금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요엔쯔쥔 부총경리는 "BRT 전 구간이 2위안(한화 약 330원)입니다. 기존 대중교통은 광저우 시 극동부에서 극서부로 가려면 3~10위안이 들었죠. 게다가 매월 16번 이상 BRT를 이용하면 0.6%를 추가로 할인해 줍니다. BRT를 운영하고 나서 시민은 이전보다 매일 총 148만 위안(한화 약 2억4483만 원)의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고 소개했다.

요엔쯔쥔 부총경리는 건설 비용 측면에서도 도시철도보다 BRT가 효과적임을 역설했다. 그는 "광저우 시도 도시철도를 더 늘릴 계획이지만 BRT는 ㎞당 3162만 위안(한화 약 52억3089만 원)으로 도시철도 건설 비용(㎞당 1000억 원)보다 훨씬 저렴한 편이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요엔쯔쥔 부총경리는 "이제 BRT가 운영된 지도 6년이 됐으니 시설을 개선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신호체계를 개선해 더 효율적인 운영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