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순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폭염은 기온과 열대야 등으로 볼 때 1994년 이후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염을 이겨내기 위해 냉방기 사용이 늘고 있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한 전기료 폭탄의 두려움과 경제적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고 있다.

며칠 전 정부와 새누리당이 내놓은 한시적 누진제 완화 카드는 들끓는 민심 무마를 위한 임시방편이다. 6단계 구조의 누진제는 전혀 손보지 않고 구간마다 전력소비량 기준을 50㎾씩 높였을 뿐이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누진제 완화가 아니라 전기요금 보조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물론 이 같은 조정으로 전체 가정용 전력 소비자들이 전기요금 인하 혜택을 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여름처럼 유례없는 폭염으로 에어컨 가동이 많이 늘어난 현실에서 인하 효과는 미미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이토록 거부감을 표시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굳이 속내를 헤아려보면 가정용 전기요금제의 누진제 개편 논의가 산업용 전기요금 누진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일 수도 있겠다.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거는 정부로서는 산업용 전기요금에 누진제를 도입하면 기업 부담을 가중한다고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일본에 비해서도 85%나 싸다. 결국 계속 국민에게 가정용 전기요금을 걷어 기업들 호주머니를 채워주겠다는 이야기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누진제는 중장기 과제로 하더라도 국민이 당장 바라는 것은 가정용 전기 요금제를 달라진 현실에 맞게 고쳐달라는 것이다.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구경조차 하기 어렵던 40년 전 석유 위기 시절을 기준으로 한 전력소비량을 어떻게 아직도 6단계 누진제의 기준으로 고집하는지 알 수 없다. 구체적인 개편안은 이미 수년 전에 나와 있는 상태다. 전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식을 바꾸는 것이 첫 번째다.

정부가 늦게나마 전기요금 누진제의 전면적 개편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해 구성한 이 태스크포스도 8월 폭염이 시들해지면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정용 전기료 누진제의 연내 개편이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들의 들끓는 가정용 전기료 개편 요구에 요지부동이던 정부와 여당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대책이라고 한시적 누진제 완화카드를 내놓은 것은 '대통령 눈치 보기'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무엇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무엇이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인지 되물어 본다.

신동현·신금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옛날 어느 나라에 어진 왕이 살고 있었습니다. 국민을 사랑한 임금은 최선을 다해 정치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정치가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지 알고 싶어져 거리로 나갔습니다.

왕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큰 돌을 하나 가져다 놓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거리 옆 방에서 문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꽤 많은 사람이 지나갔습니다.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었고,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뭐라고 중얼거리고는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돌을 치우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어느덧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왕은 크게 낙심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한 것이 겨우 이 정도인가?'

그 때 아이를 업은 한 아낙네가 그 돌을 보더니 곧 돌을 길가로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의 힘으로는 돌을 들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겨우 돌을 길가로 굴려낸 아낙네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가던 길을 걸어갔습니다.

물론 왕은 아낙네를 불러 상을 내렸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 실천이 필요할까요? 국민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실천적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남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은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요?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