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POP 공연 등 5000명 몰려

- "인적 왕래가 물적교류 싹틔워

- 부산시 일회성 아닌  지속 의지"

유라시아 복합물류루트를 탐사하기 위해 부산항을 떠난 원정대가 이번 원정의 종착지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난달 31일 도착했다. 이 도시는 러시아 제2의 도시이자 최대 항만도시라는 점에서 부산과 닮았다. 부산시와는 2008년 자매결연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라시아 실크로드뿐만 아니라 북극항로의 거점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원정대는 18박 19일의 여정을 통해 러시아를 온몸으로 느끼고, 거점도시와 교류의 물꼬를 터 부산이 환동해권 물류중심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대장정 마지막 축제 '부산데이'

유라시아 원정대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부산데이' 행사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 5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알렉산드롭스키 공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메인 무대에는 부산시립합창단의 공연과 현지 시민의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이어진 K-팝 경연에는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20개 댄스팀이 참여해 샤이니, 소녀시대 같은 한류 스타의 댄스를 선보이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이와 함께 공원에는 한국 전통 놀이와 음식, 태권도 등 다양한 체험 부스가 마련돼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부산과 한국을 알렸다. 올가(여·52) 씨는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부산데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한국은 알고 있었지만 부산이라는 도시는 이번에 알게 됐다. 꼭 한 번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안내와 통역을 맡은 정지혜(22·부산대 노어노문학과) 씨는 "부산데이 행사를 통해 이들이 한국의 문화와 유라시아 관문도시 부산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찼다"며 "원정대의 한 명으로서 부산이 다가올 통일시대의 유라시아 물류허브도시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부산데이 행사에는 서병수 부산시장도 참석했다. 서 시장은 "러시아 작가 푸시킨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유럽을 향해 열린 창'이라고 표현했다. 유라시아의 동쪽 끝에 있는 부산은 '유라시아를 향해 열린 창'"이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부산이 자매도시의 우정을 돈독히 하면서 미래의 동반자로 우호협력을 다져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유라시아 관문도시 첫 발을 내딛다

유라시아 실크로드로 탐사를 위한 원정대는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겪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오르는 일부터 행사가 갑자기 취소되는 등 크고 작은 문제에 봉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원정대가 환동해권 물류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유라시아 물류루트 탐사에 나선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원정대를 이어가는 부산시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오성 원정대장은 "교류를 하려면 사람이 오가는 것이 먼저다. 주요 도시에서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시작했다"며 "아직은 인적 교류가 미흡하지만 앞으로 이것이 발전되면 물적 교류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번 원정대는 그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양한 교류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문도영(27·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씨는 "해양·철도물류 탐사를 하는 과정에서 아직 북한과의 관계나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인프라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느꼈다"며 "물류 진출에 앞서 부산시와 정부가 우리나라 기업의 러시아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협력 관계를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hchoi@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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