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안전공단도 "사고예방 효과"
- 택시·화물업계 "경제 타격" 반발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최근 부산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간선도로 제한속도(최고 주행속도) 하향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낮추면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최근 해운대구 신시가지에서 발생한 7중 충돌사고와 남구 감만동 일가족 교통 사망사고를 계기로 시내 주요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3일 열린 '대형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 부산시가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낮춰 달라고 요구한 데 이어 최근 벌어진 대형 교통사고로 시민 불안이 가중되고 강력한 교통사고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시내 주요 간선도로 제한속도 하향화' 제안은 지난해 시가 교통 사망사고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시는 시내 주요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시속 10㎞만 낮춰도 교통 사망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부산경찰청에 이를 요청했다. 하지만 부산경찰청은 간선도로 제한속도는 전국 공통 기준이라 부산만 별도로 하향 조정하기가 어렵고, 제한속도를 낮추면 차량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택시와 화물 업계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거절했다. 시 권갑현 교통운영과장은 "도심에서 시속 60㎞ 이상 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도심 제한속도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항만 배후도로 등은 속도 하향에서 제외하는 등 탄력적으로 기준을 마련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교통안전공단도 간선도로 제한속도 하향화를 거들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교통사고 감소대책으로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이를 알리기 위한 전국 순회 세미나를 열고 있다. 오는 10월 부산에서도 세미나를 개최한다. 교통안전공단 부산본부 권재영 교수는 "덴마크 독일 등이 도심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줄여 교통사고가 2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면서 "국내에서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선도로 제한속도를 낮출 경우 일반시민은 물론이고 택시·화물업계의 반발이 거셀 수 있는 만큼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시민의 동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택시·화물업계는 도심 제한속도를 낮추면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져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시민과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