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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도시 딜레마, 트레일러 불법주차 감만동 사고 불렀다

감만·감천항 등 항구 인접 도로변…대형차 주정차에 주차장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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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등록 화물차 4만 대 이상…주차공간 확보 6% 수준 그쳐"

- 엉터리 설계 회동동 공영차고지, 밤샘 주차장 건립 사업도 불투명
- 부산시 근절대책 더디고 헛발질

지난 2일 부산 남구 감만동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본지 3일 자 5면 보도)로 일가족 4명이 목숨을 잃은 데는 도롯가에 무단으로 세워져 있던 트레일러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세계 5위를 자랑하는 부산 곳곳에서 불법으로 주정차된 트레일러가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지만, 부산시의 대책은 겉돌고 있다.
   
3일 부산 남구 감만동 현대아파트 사거리 일대에 트레일러들이 불법 주차 중이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사고 부르는 트레일러 불법 주정차

"사고 당시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속도를 줄이지 못한 차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어떻게든 좌회전해 3차로로 들어섭니다. 차도에 서 있던 행인은 다행히 몸을 피했고요. 하지만 차는 행인을 지나친 직후 3차로를 막고 서 있던 트레일러와 충돌하면서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남부경찰서 강택중 교통조사계장은 3일 본지에 이같이 밝혔다. 앞서 달리던 도로에 비하면 좌회전 이후 사고 차량이 접어든 도로는 평평한 구간이어서 트레일러가 없었다면 자연스레 속도를 늦추는 등 조치도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주차 공간이 마땅찮은 트레일러가 불법 주정차를 일삼는 모습은 부산 곳곳에서 눈에 띈다.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도 사고 차량이 좌회전하는 사거리 부근과 충돌 지점 건너편 길 한쪽에 정차 중인 트레일러를 발견할 수 있다. 남구 관계자는 "이 일대 도로는 항구와 가까워 트레일러의 통행이 잦고 불법 주정차 또한 상습적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라고 밝혔다.

사하구 감천항 주변의 도로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방문한 감천항로는 트레일러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상습적인 불법 주정차 구역인 이곳에는 '교통사망사고 발생지점' '강력 단속'과 같은 현수막이 눈에 띄지만 근절이 쉽지 않아 보였다. 차량과 분리된 섀시(트레일러 짐칸)만 덩그러니 남겨진 모습은 이곳을 아예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게 했다.

이 같은 트레일러 불법 주정차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감만동 일가족 사망 사고에 앞서 지난 2월 6일 새벽 4시께 감천항로를 달리던 1t 트럭이 도롯가에 세워진 화물차를 들이받으면서 트럭 운전자가 숨졌다. 당시 경찰은 도롯가에 서 있던 화물차가 사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시 대책 효과 없어

부산시가 금정구 회동동에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고 '화물자동차 밤샘 주차에 관한 조례안'을 근거로 트레일러의 심야 주차 공간을 마련하려 한 것은 트레일러 불법 주정차를 해소하려는 시의 대표적인 대책이다. 하지만 477억 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회동동 차고지는 엉터리 설계와 수요 예측 실패로 반쪽짜리였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트레일러 밤샘 주차장 조성 사업도 지지부진하다. 시는 올해 안에 사하구(1.7㎞) 강서구(2개·총 2.6㎞) 남구(1.26㎞) 등 3곳에 밤샘 주차장 4개소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올해 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곳은 현재 사하구 감천항로 80면뿐이다. 특히 남구 밤샘 주차장의 경우 이번 감만동 일가족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지점이 포함돼 있었지만 관련 기관 심의에서 상가 진·출입 불편 등 주변 민원을 고려해 배제됐다. 사하구를 제외한 나머지 밤샘 주차장 3개소 건립 여부는 미지수다. 시 차신상 교통관리과장은 "사하구 밤샘 주차장을 시범 운영해 나머지 지역의 확대·축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반쪽짜리나마 진척이 더딘 시의 대책에 불만을 나타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엄기현 사무부장은 "시에 등록된 화물차만 4만 대를 넘지만 확보된 주차장 비율은 6% 수준으로 주차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북항 컨테이너 야적장 등지 유휴 공간을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주차면을 마련할 수 있지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세희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2016년 부산 사망사고(사망자) 현황 (1월 1일~8월 2일)

법규 
위반별(명)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과속

보행자 보호 불이행

안전운전 불이행

안전거리 미확보

교차로 통행 방법 위반

기타

합계

5

7

1

3

63

0

0

7

86

차종별(명)

승용차

승합차

화물차

이륜차

원동기

기타

합계

 

 

52

1

20

4

4

5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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