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당수가 자발적 신고에 의존
- 해운대 사고자도 검사 안 받아
운전면허 수시 적성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져 도로 위 안전을 위협하는 질환자들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부산 해운대구에서 발생한 뇌전증(간질) 환자 교통사고를 계기로 운전면허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3일 도로교통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정신질환,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뇌전증 등 심각한 신경정신계 장애를 가진 운전자 대다수(98%)가 도로교통공단의 운전면허 수시 적성검사를 무사 통과했다.
2011년부터 2015년 7월까지 신경정신계 장애 탓에 각 기관으로부터 수시 적성검사 대상자로 통보돼 공단의 적성검사를 받은 운전자는 모두 6282명인데, 이 가운데 면허가 취소된 사람은 141명(2.2%)에 불과했다. 나머지 97.8%는 판정이 유예되거나 검사를 통과해 면허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뇌전증 환자의 경우 전체 1359명 중 3.0%(41명)만 면허가 취소되고, 97%는 면허를 유지했다.
특히 이번에 해운대구에서 사고를 낸 김모(53) 씨는 수시 적성검사 통보 대상도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대상은 정신질환으로 군 면제를 받았거나 마약·알코올 중독, 뇌전증 등으로 6개월 이상 입원 경력이 있는 운전자에 한정된다. 이 때문에 김 씨는 한 달 전 면허 갱신 때 적성검사에서 치매·정신질환·뇌전증 등의 검사 항목에 본인 스스로 '진료받은 적이 있다-없다'로 나뉜 부분에 표시만 하면 돼 검사를 무사히 통과했다.
운전면허 수시 적성검사란 운전면허를 발급받은 운전자 가운데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운전에 장애가 되는 시각장애·정신질환 등을 가진 경우 운전면허를 유지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도로교통공단이 검사하는 제도다. 수시 적성검사 대상자는 통보 후 3개월 안에 검사를 받아야 하며, 특별한 사유 없이 검사를 받지 않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이에 박 의원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이뤄지는 허술한 운전면허 관리 시스템으로 도로 위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면서 "정신질환자 등에 대해 적정한 적성검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뇌전증 수시적성검사 결과 보니 ( 2011년~2015년 7월까지, 단위=명)
수검자 1359 합격 822 판정유예 496 불합격 41
※판정유예는 면허를 취소하지 않고 1년 뒤 다시 검사 받도록 하는 제도로, 두 번까지 유예 가능
※자료=박남춘 의원실, 도로교통공단
뇌전증, 정신질환, 마약·알코올중독자 수시적성검사 결과 ( 단위=명 ) |
연도 |
2011 |
2012 |
2013 |
2014 |
2015.7월 |
합계 |
총계 |
1338 |
1446 |
1448 |
1277 |
733 |
6282 |
합격 |
762 |
877 |
872 |
756 |
474 |
3741 |
판정유예 |
550 |
540 |
547 |
485 |
278 |
2400 |
불합격 |
격하 |
0 |
0 |
0 |
0 |
0 |
0 |
취소 |
26 |
29 |
29 |
36 |
21 |
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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