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 중 고장·부주의로 넘어짐
- 최근 5년 안전사고의 46% 차지
- 뒷사람 덮치면 2차, 3차 피해
- 손잡이 잡고 앞사람 거리 둬야

- 승강장 틈새 '발 빠짐'도 증가세
- 출발 전 무리한 탑승으로 인한
- '출입문 끼임'은 매년 10건 이상

개통 31주년 맞은 부산도시철도는 시민에게 가장 친숙한 대중교통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생활안전사고 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부산교통공사가 생활안전사고 발생을 줄이기 위해 시설을 개선해 사고 발생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도 했다. 사고를 줄이려면 시설 개선과 함께 시민 안전의식이 병행돼야 한다.

■스마트폰에 빠져

	부산 도시철도 이용자들이 1호선 연산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도시철도에서 발생하는 주요 생활안전사고 유형은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짐 ▷승강장 발 빠짐 ▷계단 넘어짐 ▷열차 출입문 끼임으로 나뉜다. 시설 노후화로 발생하는 안전사고와 달리 생활안전 사고는 대부분 도시철도 이용객들이 주의를 소홀히 한 나머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부산 도시철도 주요 생활안전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54건에서 지난해 43건, 올해 상반기까지 11건으로 사고 발생 빈도는 낮아지고 있다.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에게서 사고의 원인으로 꼽히는 행태를 손쉽게 볼 수 있다.

도시철도 사고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이 원인인다. 도시철도역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 안전손잡이를 잡지 않거나 바닥 안전선을 지키지 않고 타는 승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이다. 스마트폰에 열중한 나머지 열차와 승강장 사이 간격이 넓은 곳을 확인하지 못하고 발이 빠지는 사례도 있다. 승강장 발 빠짐 사고는 2011년에는 2건에 불과했으나 스마트폰 보급과 더불어 점차 늘어나 지난해에는 10건을 기록했다.

승객들이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탑승하는 과정에서도 생활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계단을 빠르게 오르내리다 넘어지거나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순간에 탑승하려다 문에 끼여 버리는 사고도 매년 10건 이상 발생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3분 만 기다리면 다음 차량이 오는데 이를 참지 못해 뛰다가 큰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에스컬레이터 가장 조심해야

교통공사는 도시철도에서 발생하는 생활안전사고 중 에스컬레이터를 타다 일어나는 사고를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꼽았다. 지난 3월 9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승객 5명이 넘어지면서 그중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던 70대 여성이 에스컬레이터에 오른 직후 뒤로 넘어졌고 여성 뒤에 있던 승객들은 잇달아 밀리면서 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처음 넘어진 2명은 다치지 않았지만 뒤에 있던 3명은 허리와 골반 등을 다쳤다. 연산역 사고 현장은 1호선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는 통로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였다.

에스컬레이터는 대개 승객들이 좁은 공간에 촘촘하게 선 채로 탑승한다. 위아래로 바싹 붙어 타는 에스컬레이터는 기계장치 고장으로 작동이 멈추거나 승객의 부주의로 사고가 발생하면 2차 3차로 이어지는 부상자가 연달아 발생하기 쉽다. 안전장치는 승객들이 잡고 타는 손잡이뿐인데 이마저도 잘 잡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안전 전문가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탑승할 때는 앞 사람과 충분한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에스컬레이터에 표시된 안전선 내로 탑승하지 않을 경우에도 생활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안전선을 넘어서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신발이나 옷이 기계장치 사이로 끼어들어 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기계 사이로 옷이나 신발 끈이 말려들어 가면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시설과 의식 개선 병행해야

교통공사는 생활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시설을 개선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질서의식 개선 없이는 사고를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막으려고 전 역사에 설치한 에스컬레이터의 운행속도를 분당 30m에서 분당 25m로 낮췄다. 승객들이 유모차나 휠체어를 에스컬레이터에 들고 탈 수 없도록 막는 에스컬레이터 진입방지봉도 2013년에 설치했다.

승강장 발 빠짐을 막기 위해 발 빠진 주의 스티커를 붙이고 승강장과 열차 사이가 넓은 역에서는 발 빠짐 사고 주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열차와 승강장 간격이 10㎝를 넘는 10개 역사에 실족을 방지하려고 고정식 발판을 289군데 설치했다. 접이식 안전발판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계단에서 넘어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57억 원을 투입한다. 내년까지 34개 역 계단에 미끄럼 방치시설을 설치하고 나머지 74개 역에는 2021년까지 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교통공사는 열차 출입문 끼임 사고를 막기 위해 직원들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출입문 민원이 잦은 곳은 '출입문 민원 취약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뛰어오는 고객 태워 주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시설 개선과 함께 시민 안전 의식이 확립될 때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

※공동기획 : 부산시, 도로교통공단 부산광역시지부, 손해보험협회, 부산교통공사, 부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