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확장건설 주된 업무 불구
- 직원 21명 중 기술직 5명 불과
- 외부 항공전문가 영입도 외면

김해공항 확장사업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부산시 신공항지원본부가 졸속으로 꾸려진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항 건설과 관련된 토목·건설 등 기술직보다 행정직이 대거 포진해 '신공항 비전'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실패한 현행 조직을 그대로 수용한 것도 모자라 실무책임자를 신공항지원본부장으로 특별승진시킨 데 대해 시 내부에서도 "반성은 없고 자화자찬만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시는 오는 3일 2개 과(공항기획과·신공항도시과), 6개 팀 체제의 신공항지원본부를 신설·가동한다고 31일 밝혔다. 정원 21명 가운데 기술직은 신공항도시과장을 포함한 5명에 불과하다. 신공항지원본부는 정부가 추진하는 김해공항 확장 과정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본·실시계획 등에 시의 입장을 반영하고, 에어시티 조성과 관련된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측면에서 지원본부는 토목과 건설 등 기술직 중심의 조직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 교통국 소속 신공항유치단이 맡았던 신공항 유치와 향후 진행될 신공항 건설은 업무의 성격이 달라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응 체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설 활주로에 따라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하는 서부산권 개발과 24시간 공항을 위한 소음대책, 각종 관련 개발사업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기술직이 배제돼 알맹이가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부 전문가 영입을 무시한 것도 문제다. 시가 신공항 유치전에서 경남 밀양에 두 번이나 참패한 것은 전문성 부족에 따른 전략 부재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신설될 지원본부에는 공모를 거쳐 외부의 공항·항공 전문가 영입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불발에 그쳤다.

문책 인사를 해도 모자랄 판에 현행 조직의 실무책임자를 신설·확대되는 조직의 책임자로 승진시킨 것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표면적으로는 사과했지만, 내심 김해공항 확장에 '매우 만족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셈이다. 서 시장은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실패하자 대시민 사과까지 했다. 사실상 밀양 유치로 확정된 신공항을 김해공항 확장으로나마 끌어낸 것은 두 번에 걸친 시민들의 대규모 궐기대회와 삭발의 결과물이다. 시 안종일 기획행정관은 "신공항지원본부의 인사는 현행 조직(신공항추진단)에 좀 더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