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해양신도시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지, 아니면 다시 개발시행자 공모에 나서는 등 원점으로 회귀할지 갈림길에 섰다. 마산해양신도시 개발을 놓고 수개월간 줄다리기를 했던 시와 부영주택(이하 부영)이 사업계획 수정안을 놓고 8월부터 다시 협상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부영은 지난 4월 시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뒤 마산해양신도시 복합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시는 부영이 애초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개발하면 '아파트 섬'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시의 수정안을 제시하고 이에 의거해 지난 30일까지 다시 사업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부영은 지난 29일 시에 사업계획 수정안을 제출했다. 여기에는 일단 시의 요구 사항이 부분적으로 반영됐다.

부영은 애초 5791가구 규모의 주거시설(아파트 3928가구·오피스텔 1863가구)을 짓겠다고 사업계획서를 냈다. 이번에 낸 사업계획 수정안에는 주거시설을 2311가구 줄여 10만7000㎡(전체 64만2000㎡의 17%)에 3480가구(아파트 3000가구·오피스텔 480가구)를 짓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는 시가 제시했던 주거시설 규모 9만4000㎡(전체 면적의 15%)보다 1만3000㎡ 크다. 녹지와 도로, 주차장도 38만4000㎡(60%)에서 40만4000㎡(63%)로 늘렸다. 상업시설(5만2000㎡→4만1000㎡), 호텔(2만7000㎡→1만9000㎡), 미술관(5만8000㎡→5만3000㎡), 공공시설(2만7000㎡→1만8000㎡)은 규모를 줄였다. 부영은 시가 강력하게 요구했던 1500억 원 규모의 미술관 기부채납 건도 일단 동의했다.

그러나 시는 이번에 낸 사업계획 수정안도 주거시설이 과다하다는 입장이다. 시 양윤호 해양수산국장은 "부영 측이 수정 제출한 사업계획안에도 주거시설이 여전히 많다고 본다. 8월 중 협상을 통해 사업계획을 조정하겠지만 시의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결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영이 시의 기준대로 주거시설을 축소하지 않은 데다 미술관 건립에 대해서도 미적거리고 있어 시가 협상이라는 절차를 밟지만, 사실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